[김한용 칼럼] 아우디 CEO 긴급 체포와 디젤 사태...구속만 이미 12명
  • 김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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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6.19 13:28
[김한용 칼럼] 아우디 CEO 긴급 체포와 디젤 사태...구속만 이미 12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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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람쇼트 아우디 신임 CEO 예정자(왼편), 루퍼드슈타들러 CEO

18일(현지시간) 폭스바겐그룹 아우디 CEO 루퍼드슈타들러(Rupert Stadler)가 폭스바겐 디젤엔진 조작 사건과 관련해 독일 뮌헨 검찰에 체포됐다. 

독일 통신사 DPA에 따르면 독일 검찰은 지난 11일 루퍼드슈타들러 CEO의 집을 압수 수색 했으며 사기와 공문서 위조 혐의가 있다며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독일 잉골슈타트 자택에서 긴급 체포했다. 루퍼드 슈타들러는 앞으로 폭스바겐 그룹내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 조사 받게 된다. 

자동차 업체 현직 CEO가 구속되는 일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2007년부터 아우디를 이끌었고, 2010년부터는 폭스바겐 책임 임원(Board member)으로 활동해왔다. 폭스바겐 그룹의 대주주 집안인 포르쉐와 피에히 가문은 아우디의 디젤 스캔들 이후에도 그를 지지 해왔지만 불법소프트웨어에 대한 미국 당국의 요구를 거절하면서 문제가 일파만파 커져왔다. 

폭스바겐 그룹은 며칠전 폭스바겐이 독일 검찰에 의해 부과된 10억유로(1조2000억원)의 벌금을 내겠다고 동의 한 직후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점에서 당혹스런 입장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아우디는 포르쉐를 포함한 여러 브랜드에 엔진을 포함한 다양한 기술을 공급하는 핵심 기업이어서 파장이 어디까지 퍼져 나갈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뮌헨 검찰은 용의자 20명을 수사중이라고 밝혔다. 

루퍼드슈타들러CEO가 디젤엔진 조작에 직접 관여한 것은 아니지만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앞서 구속된 아우디 엔진 개발 엔지니어 울리히와이스 (Ulrich Weiss)는 아우디 루퍼드슈타들러 CEO가 불법 소프트웨어에 대해 상당히 알고 있었다고 법정에서 증언한 바 있기 때문이다. 

폭스바겐은 전격적으로 브람 쇼트 (Bram Schot)를 CEO로 임시 임명하기로 했다. 브람쇼트는 2011년부터 다임러에 근무하다 지난해 아우디에 들어온 인물이다. 아우디의 지난 내부 사정을 모르고 따라서 디젤게이트와 아무런 연관을 맺을 수 없다는 점에서 오히려 사법기관으로부터 안전한 인물이라는 판단이 내려진 것으로 보인다. 

폭스바겐그룹은 폭스바겐 CEO 또한 헤드베르트 디스( Herbert Diess)로 지난 4월 교체했다. 헤르베르트 디스 또한 BMW에서 작년에 폭스바겐 그룹으로 온 인물이어서 이번 사태와 직접적인 연관 관계가 없는 인물이다. 

구속된 인물들...피에히를 제외한 12인

폭스바겐 디젤사태로 인한 회사 CEO의 구속영장이 이번에 처음 나온 것은 아니다. 마틴 빈터콘 CEO에 대한 구속 영장이 먼저 발부 됐기 때문이다.

묘하게도 폭스바겐 의장이자 자동차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페르디난트 피에히(Ferdinand Piech)는 이번 일에서 비껴나 있다. 그가 그룹에서 쫒겨난게 지난 2015년 4월, 폭스바겐 디젤게이트가 벌어진 것은 그로부터 4개월 후였기 때문이다. 때문에 일부는 이번일을 피에히의 저주라고도 일컫는다. 

미국서 유죄를 인정하고 7년형을 선고 받은 울리히와이스 (Ulrich Weiss)

피에히를 축출하고 최고 경영자 자리에 앉은 폭스바겐 그룹 CEO 마틴빈터콘(Martin Winterkorn)은 즉시 CEO에서 사임했다. 3년이 지난 올해 5월, 급기야 미국 법무부는 그에 대한 체포 영장까지 발부했다. 하지만 독일 정부는 그의 송환에 협조할 의사가 없어 빈터콘이 제발로 미국에 입국하지 않는 이상 체포 될 가능성은 당분간 낮아보인다.

지난 4월 슈투트가르트 검찰은 포르쉐 엔진 개발자(Joerg Kerner)를 구속했고, 9월 포르쉐 R&D 책임 볼프강 하츠(Wolfgang Hatz)를 체포해 재판 중이다. 

미국서 구속된 폭스바겐 직원도 있다. 작년 8월 제임스리앙(James Liang)은 40개월 금고형을 선고 받았으며, 지난해 12월 올리버슈미트는 유죄를 인정해 7년형과 40만달러(4억4천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처럼 구속되거나 영장을 받은 인물은 이미 12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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