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독일내 생산' 원칙 포기...체면보다 원가절감
  • 김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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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3.20 15:59
포르쉐, '독일내 생산' 원칙 포기...체면보다 원가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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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카 제조사 포르쉐가 독일 내 차량 생산 원칙을 포기하기로 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넷판이 20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마티아스 뮬러 포르셰 최고경영자(CEO)는 "2016년 이후 생산되는 SUV 카이엔을 슬로바키아의 브라티슬라바 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포르쉐는 그동안 카이엔 생산 공정 대부분을 브라티슬라바 공장에서 진행하면서도 마지막 조립공정은 반드시 독일 라이프치히 공장에서 마무리하도록 해왔다. 카이엔과 파나메라의 경우 섀시와 파워트레인을 포함한 부품 대부분을 아우디와 폭스바겐으로부터 납품 받으면서도 최종과정에선 반드시 포르쉐 공장을 거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왔다. 대량 생산 브랜드와 차별화 요소를 갖추기 위해서다.

람보르기니 등 이탈리아 슈퍼카 브랜드도 아우디 공장 등에서 반제품을 생산한 후 이탈리아 볼로냐 공장에서 최종 조립만 맡는다. 벤틀리, 롤스로이스 같은 영국 브랜드 또한 독일에서 만들어진 반제품을 영국에서 조립한다. 제조는 영국 이탈리아 같은 나라에서 하는 것이 슈퍼카나 럭셔리카 브랜드의 불문률처럼 이어오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과정은 사실상 불필요한데다 이를 없애면 생산과 물류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포르쉐는 독일 외의 현지 생산을 결정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포르쉐의 가장 큰 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의 현지 생산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특히 중국 아우디 공장에서 Q5와 함께 마칸을 생산할 가능성은 이전부터 공공연히 제기돼 왔다. 앞서 포르쉐는 박스터를 핀란드 발메트에서 생산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JD파워의 품질 평가에서 상위권을 도맡아 하고 있는 포르쉐의 품질 수준이 해외 공장을 추가함으로써 저하되는건 아닌가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이를 의식해선지 뮬러 CEO는 "앞으로도 모든 포르쉐의 디자인과 설계는 독일 내에서 이뤄질 것이며 폭스바겐 그룹의 모든 생산기지는 동일한 높은 품질기준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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