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티 Q50 디젤 시승기…'이렇게 좋은 차를 이 가격에!'
  • 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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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3.12 18:50
인피니티 Q50 디젤 시승기…'이렇게 좋은 차를 이 가격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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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티가 칼을 제대로 갈고 나왔다. 단순히 이름만 Q로 바꾼게 아니라 VQ 가솔린 엔진 대신 메르세데스-벤츠 디젤 엔진을 얹어 효율성을 높였다. 게다가 신차의 가격을 5200만원에서 4350만원까지 끌어내리는 초강수까지 뒀다. 

이렇게 훌륭한 차를 이 가격에 내놓았다는데 대해 놀라움을 넘어서 당황스러움까지 느껴진다. 전체적인 완성도가 너무 뛰어나다. 독일차 위주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최대한 저렴한 가격을 맞춘 듯 했다. 

▲ 인피니티 Q50

확실히 눈에 띄는 성과는 있었다. 한국닛산에 따르면 Q50은 출시 하루 만에 200대가 계약됐으며, 전시장 방문 및 전화 문의가 평균 10배 증가하는 등 인피니티 브랜드 전체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결론적으로 인피니티의 변화와 가격 정책은 매우 성공적으로 보이고, 인피니티가 Q50을 통해 얻는 것은 더욱 많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화제의 차 인피니티 Q50을 타고 송도 신도시 일대를 달렸다. 시승 모델은 2.2 디젤 프리미엄, 가격은 4350만원이다. 

◆ 묵직한 주행 성능…핸들링·차체·서스펜션의 조화 '대만족'

▲ 인피니티 Q50

시승 전에는 '얼마나 달라졌겠나' 생각했다. 닛산이 "Q50 개발에는 인피니티 레드불팀의 세바스찬 베텔이 참여했다"면서 "핸들링, 서스펜션 등에 베텔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반영됐다"고 강조했지만, 마케팅적 수사라고 생각하고 그저 귓등으로 들었다. 그러나 직접 핸들을 잡아보니 마치 베텔의 손때가 배어있는 듯 밸런스가 일품이었다. 

무엇보다 Q50의 주행 성능은 일관성이 있어 만족스럽다. '검(劍)'처럼 날카롭게 벤다기보다 '도(刀)'처럼 묵직하게 잘라버리는 느낌이다. 스티어링휠은 매우 무겁지만 안정적이었고, 가속페달은 생각보다 무겁지만 차는 생각보다 훨씬 가볍게 속도를 냈다. 서스펜션도 단단하고, 차체 움직임은 땅에 붙은 듯 안정적이다. 

▲ 인피니티 Q50의 엔진룸

Q50에 탑재된 메르세데스-벤츠의 2.2리터급 4기통 디젤 엔진은 C클래스와 E클래스 등에 두루 사용된다. 후륜 구동 방식에 7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됐으며, 최고출력 170마력과 최대토크 40.8kg·m의 동력 성능을 발휘하는 것은 같다. 복합 연비는 15.1km/l로, C220 CDI(15.6km/l)와 E220 CDI(16.3km/l)에 비해 다소 떨어지지만, 큰 차이는 나지 않는다.

330마력을 발휘하는 G37과 비교해 170마력은 턱없이 부족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동급 배기량의 다른 디젤차와 비교해도 가속 성능에서 전혀 모자라지 않았다. 저속에서 고속까지 가속력이 부드럽게 이어졌으며, 꽤 빠른 속도까지 가속페달을 밟아도 원하는 속도에 수월하게 도달했다. 레드존은 5400rpm인데, 수동모드에서는 5000rpm 이상까지 사용할 수 있었다. 다만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바꿨을 때 주행 느낌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은 조금 아쉬웠다. 

▲ 인피니티 Q50의 기어노브

한국닛산 측은 "비록 메르세데스-벤츠의 엔진을 사용했지만, 엔진의 기어비와 회전수를 적절히 조절하는 등 세심한 세팅을 통해 인피니티 스타일로 다듬었다"고 밝혔다. 1600rpm부터 최대토크가 발휘되며, D모드에서는 2000~2500rpm에서 변속 돼 보다 공격적으로 가속하는 느낌을 주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 인피니티 Q50의 계기반

고속에서 풍절음이 적어 다른 디젤차보다 정숙성이 뛰어났다. 실내로 들어오는 바람 소리가 워낙 적다보니 오히려 엔진음이 더 시끄럽게 들릴 정도였다. 기본적으로 차체가 워낙 안정적인데다가 풍절음까지 적으니 고속 안정성이 더 뛰어나게 느껴졌다. 주행성능만 놓고보면 단언컨데 모든 면에서 만족이다. 그러나 다른 면까지 보면 좀 달라진다. 

무엇보다 카랑카랑한 엔진음이 아쉬웠다. 액티브 노이즈 콘트롤로 소음을 줄이고, '사운드 크리에이터'로 가상의 엔진 사운드를 만들었다는 설명을 들었는데, 그 결과가 이 정도라니 좀 섭섭하다. 실내에서 듣는 공회전 사운드는 억제됐지만 밖에서 듣는 디젤 사운드는 꽤 큰 편이다. 

◆ 고급스러운 실내…'듀얼 LCD 모니터 인상적'

▲ 인피니티 Q50의 실내

Q50 실내의 가장 큰 특징은 듀얼 LCD 모니터가 적용됐다는 것이다. 상단에 위치한 8인치 모니터는 내비게이션을 비롯해 공조장치 등을 조작하고, 그 아래의 7인치 모니터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과 인터넷 등을 사용할 수 있다. 모두 터치 방식으로 작동되는데, 터치감이 좋고 반응 속도도 빨라 운전을 하면서도 사용하기 수월했다.

또, 자주 사용하는 기능들은 모니터 양 측면에 따로 배치해 모니터에 시선을 뺏기는 불편함도 줄였다. Q50의 변화를 보니, 앞으로 자동차 인스투르먼트 패널은 테슬라처럼 하나의 대형 모니터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 인피니티 Q50의 인스트루먼트패널

전체적인 실내 디자인은 화려하고 고급스럽다. 운전석 도어트림에서 센터페시아를 거쳐 조수석 도어트림으로 이어지는 모든 라인이 세련스럽게 변했다. 소재의 재질과 배치와 마감 등 디자인 하나하나를 허투루 만들지 않았다는 것이 느껴졌다. 기어노브 주변에는 LCD 모니터를 조작할 수 있는 다이얼과 주행모드를 바꾸는 버튼이 위치했다. 여기에 14개의 스피커로 구성된 보스 오디오 시스템이 기본으로 적용됐다.

실내 공간은 여유가 있다. 휠베이스는 2850mm로 G37과 같지만, 공간 활용에 신경 써 더 넓어진 느낌이다. 앞좌석을 넉넉하게 뒤로 밀었는데도 뒷좌석 무릎공간이 충분했고, 머리 공간도 잘 확보했다. 트렁크 공간은 500리터로, 3시리즈와 C클래스(480리터)보다 20리터 크다.

◆ 확실한 가격 경쟁력…'3시리즈·5시리즈 다 나와!'

▲ 인피니티 Q50

Q50의 포지셔닝은 조금 애매하다. 한국닛산은 Q50의 경쟁 모델로 BMW 3시리즈와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등을 꼽으면서도 차체 크기나 사양은 5시리즈나 E클래스와 비교해도 크게 부족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도 Q50은 3시리즈와 5시리즈 중간에 위치하는 모델이라고 인정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Q50의 휠베이스는 3시리즈보다 40mm 길고 5시리즈보다 20mm 작으며, 실내외에 적용된 다양한 안전·편의사양들은 5시리즈급과 비교할만하다.  

이런 면에서 4350만원부터 시작하는 Q50의 가격은 가장 큰 경쟁력으로 작용할 듯하다. Q50의 가격은 3시리즈 최하위 트림인 320d ED(4390만원)보다 40만원 저렴하고, 5시리즈 520d(6290만원)보다 2천만원가량 싸다. 또, 메르세데스-벤츠 C220 CDI(4790만원)와 E220 CDI(6190만원)보다도 훨씬 저렴하다. 설령 Q50이 5시리즈·E클래스보다 조금 떨어지는 부분이 있더라도 2천만원에 달하는 가격차이가 모든 걸 용서해줄 것 같은 느낌이다. 

▲ 인피니티 Q50

Q50 디젤은 4350만원의 프리미엄과 4890만원의 익스쿨르시브 등 두 가지 트림으로 출시됐다. 익스쿨르시브 모델에는 어댑티브 프론트 라이트 시스템, 어라운드 뷰 모니터, 추돌 예측 경고 시스템, 비상 제동 장치, 크루즈 컨트롤, 레인 컨트롤, 차선 이탈 경고·방지 시스템, 추돌 회피 시스템, 차간거리제어 시스템 등이 추가됐다.

<인피니티 Q50 2.2 디젤 화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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