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애플 카플레이 사용해보니...자동차와 스마트폰 만남은 필수
  • 김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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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3.07 07:04
[기자수첩] 애플 카플레이 사용해보니...자동차와 스마트폰 만남은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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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카플레이를 사용해봤다. 완성되지도 않았지만 이미 일부 자동차에 장착돼 판매되기 시작했다. 

애플은 지난 3일 홈페이지를 통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시스템인 '카플레이'를 공개했다. 같은날 스위스에서 개최된 제네바모터쇼에는 페라리, 볼보, 메르세데스-벤츠 등 프리미엄 브랜드 3개사가 카플레이 기능을 장착한 차를 선보였다. 현대차를 비롯한 다른 브랜드 5개도 이미 관련 기능을 개발 했다고 밝혔다. 

▲ 구글 글라스로 촬영한 페라리 FF에 적용된 '애플 카플레이'를 살펴봤다

새로 내놓은 이 '깜짝 기능'이 대체 무엇인지를 놓고 인터넷에선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스마트폰의 개념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해주는 혁신이라는 장밋빛 설명까지 나왔다. 

하지만 실제로 보니 너무나 단순한 기능이었다. 아이폰을 차의 모니터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능이었다. 

페라리는 유독 적극적이어서 부스에 슈퍼스포츠카 FF를 가져다 놓고 애플 직원도 불러 일부 관람객들에게 '카플레이'를 시연하도록 했다. 터치패널과 다이얼을 동시에 지원하는건 페아리가 유일하다고 일본 페라리 홍보 담당자는 자랑했다. 

애플측 설명에 따르면 내비게이션과 오디오, 전화, SMS 메시지 등 스마트폰의 차량 관련 기능 등을 통합한 시스템이다.

아직 앱스토어에 접속할 수 없고 메시지 기능도 정확히 작동하지 않는 등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나아질 것이라는게 애플측 설명이다. 

이같은 시도는 오히려 늦은감이 있을 정도로 당연한 방향이다. 자동차 내비게이션과 오디오 같은 운전자용 IT 기기는 언제나 스마트폰 등 다른 IT 기기에 비해 발전속도가 무척 느렸고 이제는 그 차이가 너무 커져 운전자들이 괴리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 구글 글라스로 촬영한 페라리 FF에 적용된 '애플 카플레이'를 살펴봤다

2000만원부터 2억이 넘는 차에 장착된 장비가 불과 20만원에 살 수 있는 스마트폰보다 불편하고 품질이 떨어진다는 점이 소비자들의 불만을 나날이 키우고 있다. 이런 모니터 다 떼버리고 차라리 스마트폰을 장착하게 해달라는 요구도 많다.  

뒤쳐진 차량용 인터페이스를 탓할 수는 없다. 모든이에게 맞게 각기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내비게이션의 지역적 차이도 있고, 언어의 장벽도 높아서 독일차에서 한글이 깨져 보인다거나 통합되지 않는 등의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각자  자신에게 맞는 것을 구입하기 때문에 결국 모두에게 맞는 인터페이스를 스스로 선택하는 셈이다. 자동차 회사들은 자동차와 스마트폰간의 연결고리만 표준화하면 대부분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게 된다.  

애플 카플레이가 그 연결고리를 제시했고, 아이폰을 사용하는 많은 북미 소비자들이 이를 차에 장착해줄 것을 요구할게 분명해 보인다.  자동차용 IT기기의 발전은 더디게 이뤄지고 있지만 더 이상 지체는 어려워보인다. 자동차와 스마트폰과의 융합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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