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제네바 모터쇼] (3) 튜닝의 양극화…”비쌀수록 인기”
  • 스위스 제네바=김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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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3.06 15:52
[2014 제네바 모터쇼] (3) 튜닝의 양극화…”비쌀수록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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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미국에서는 혼다 시빅 튜닝 열풍이 불었다. 시빅은 무척이나 흔하고 심심한 차였지만,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튜닝이 쉽고 차체의 한계가 높다는 입소문이 퍼졌다. 이에 시빅 중고차는 날개 돋친 듯 판매됐고 다양한 튜닝 부품과 업체가 생겨났다. 

당시만해도 완성차 업체의 기술력은 혈기 넘치는 젊은이들을 만족시키기 힘들었고, 대량생산 속에서 감수해야 하는 부분도 많았다. 그 틈새를 채우는 것은 튜닝 업체의 몫이었다. 시빅의 튜닝 열풍은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하지만 최근들어 전반적인 자동차 제조기술 발달과 워크스 튜너의 활약으로 튜닝 산업의 발전은 주춤하고 있다. 중소 업체들은 말할 것도 없고, 이름을 날리던 튜닝 업체들도 휘청거렸다.

이런 상황에서도 몇몇 튜닝 업체는 그 규모를 늘려가고 있다. 특히 슈퍼카를 전문적으로 튜닝하는 업체의 경우 더욱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그들은 슈퍼카 브랜드가 미처 하지 못하는, 알면서도 할 수 없는 것들을 책임지고 있다. 더욱 흉포하거나 예상을 뛰어넘는 부품과 튜닝카를 제작한다. 또 고객 취향에 맞춰 제작하는 프로그램도 실시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번 2014 제네바 모터쇼에서는 약 20여개의 튜닝 업체가 참가해 일반 양산차 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들은 독특하고 창의적인 튜닝카를 내놓으며 높은 인기를 과시했다.

◆ 만소리, 슈퍼카 튜닝의 끝판왕

만소리는 차종을 가리지 않는다. 비싼 차라면 모든지 손 댄다. 롤스로이스, 벤틀리, 람보르기니, 페라리 등 그 자체만으로도 완벽할 것 같은 차를 더욱 과격하고 범접할 수 없게 만든다.

 

이번 모터쇼에서 만소리는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LP700-4, 부가티 베이론, 롤스로이스 레이스, 롤스로이스 고스트, 메르세데스-벤츠 G클래스 등의 튜닝카를 전시했다. 카본파이버로 뒤덮인 아벤타도르 LP700-4와 베이론은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 또 에어로 바디킷을 추가한 레이스나 팬텀도 튜닝카의 매력을 느끼기 충분했다. 특히 만소리 전시관은 롤스로이스 전시관 맞은 편에 위치했기 때문에 더욱 이색적이었다.

 

만소리는 콜렉션 제품도 선보였는데, 유명 브랜드의 ‘명품백’ 못지 않은 완성도를 갖췄다. 또 구두나 가방을 탄소섬유로 제작하기도 했다.

 

◆ 알피나, “BMW와 경쟁한다”

알피나는 BMW 전문 튜닝업체 중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BMW의 적극적인 협조와 후원으로 어느 튜닝업체보다 빠르게 신차의 튜닝카를 내놓는다.

 

이번 모터쇼에서도 알피나는 AC 슈니처, 하만 등 BMW 전문 튜닝업체보다 훨씬 큰 전시관과 다수의 튜닝카를 선보였다. 특히 BMW가 이번 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한 X3 페이스리프트의 튜닝카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BMW와 알피나의 협력 관계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BMW는 신차가 나오면 알피나에 제공하고 신차 공개와 동시에 알피나는 튜닝 부품을 제공한다.

 

알피나의 X3 튜닝카 ‘XD3 바이터보’는 3.0리터 6기통 디젤 엔진에 트윈터보가 장착돼 최고출력 350마력, 최대토크 71.4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4.9초에 불과하다.

 

◆ 빈츠, 기상천외한 벤츠를 만든다

이름만 듣고 보면 굉장히 가벼워 보이지만 빈츠(Binz)는 성격이 뚜렷한 튜닝업체다. 메르세데스-벤츠를 전문적으로 튜닝하는 업체면서 독특한 리무진을 만드는 회사다.

 

이번 모터쇼에서 빈츠는 E클래스 리무진을 선보였다. 차체를 절단하고 철판을 새롭게 덧댔다. 이렇게 완성된 빈츠의 E클래스 리무진은 최대 7명까지 탑승할 수 있으며 2열과 3열은 매우 넉넉한 공간을 확보했다. 2열 시트는 완전히 떼어내거나 3열을 마주보게 할 수도 있다.

 

빈츠의 리무진은 단순히 휠베이스를 늘린 것이 전부가 아니다. E클래스 리무진에는 6개의 문짝이 장착됐다. 일반적인 리무진과 크게 차별화된 부분이다. 빈츠는 안전상에도 큰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 브라부스, 감출 수 없는 존재감

다소 좁은 전시관에 빽빽하게 브라부스의 튜닝카가 전시됐다. 브라부스는 유독 검은색을 선호한다. 강한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서라고 한다. 마치 검은색 정장을 차려입은 ‘조폭’이 연상되기도 한다. 또 그만큼 강력하니 이상할 것도 없다.

 

브라부스는 메르세데스-벤츠와 스마트를 마주보는 위치에 전시관이 마련됐다.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나 파리 모터쇼는 튜닝 업체를 따로 분류하는데 제네바 모터쇼는 브랜드 별로 연계된 튜닝 업체를 꼭 자리하게 했다.

 

브라부스는 메르세데스-벤츠 옆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보여주기 충분했다. 신모델이 없었던 것은 아쉽지만 S클래스를 기반으로 제작한 850마력의 최고출력을 갖춘 S850이나 여섯개의 바퀴가 달린 B63S 700 6X6는 여전히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 루프, 포르쉐 튜닝 업체 중에서 단연 최고

루프(RUF)를 비롯해 겜발라, 테크아트 등 다양한 포르쉐 튜닝 업체가 존재한다. 이중 루프는 포르쉐의 섀시를 사용하지만 포르쉐와 전혀 관계가 없이 독일 자동차 등록국이 인정하는 독립적인 자동차 제조사다.

 

이번 모터쇼에서 루프는 튜닝 업체 중에서 가장 큰 규모의 전시관을 운영했다. 또 포르쉐 전문 튜닝 업체 중에서도 가장 많은 전시차를 내놓았다. 루프의 튜닝카는 겉으로 봤을 때는 포르쉐와 큰 차이가 없지만 대부분의 부품을 스스로 제작한다. 또 포르쉐 클래식카에 대한 복원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918 스파이더를 튜닝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공개된 ‘RCT’는 루프 37주년을 기념하는 모델로 911 터보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3.8리터 6기통 수평대향형 엔진이 트윈터보를 장착해 최고출력 525마력의 성능을 발휘한다. 

 

◆ 파브 디자인, 스위스를 대표하는 튜닝 업체

스위스는 소득수준이 높고 부자들이 많기 때문에 튜닝에 대한 관심도 높다. 대부분의 유럽 튜닝 업체들은 스위스에 대리점을 반드시 세운다. 스위스에 기반을 둔 파브 디자인(Fab Design)은 메르세데스-벤츠 전문 튜너에서 슈퍼카를 전문적으로 튜닝하는 업체로 발돋움했다.

 

이번 모터쇼에서는 아벤타도르 LP700-4와 맥라렌 P1을 선보였다. 특히 맥라렌 P1을 튜닝한 업체는 파브 디자인이 처음이다. 파브 디자인은 카본파이버로 제작한 휠을 장착했다.

 

 <2014 제네바모터쇼 화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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