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제네바 모터쇼] (2) 소형차의 진화…뭉쳐야 산다
  • 스위스 제네바=김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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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3.06 15:52
[2014 제네바 모터쇼] (2) 소형차의 진화…뭉쳐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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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가격이 저렴한 소형차의 품질을 높이기 위한 브랜드들의 공생이 이어지고 있다. 푸조・시트로엥은 도요타와 르노는 메르세데스-벤츠와 손을 잡았다. 이들은 플랫폼 공동 연구 및 사용을 통한 원가절감으로 혁신적인 소형차를 내놓고 있다.

제네바 모터쇼는 매년 유럽에서 가장 처음 열리는 모터쇼인만큼 화려한 콘셉트카보다 양산차의 월드프리미어 비중이 높다. 이번 모터쇼도 마찬가지였고 그중 소형차가 유독 많았다. 유럽 대부분의 브랜드는 소형차를 전면에 내세웠고 전시장을 다채롭게 물들였다.

폭스바겐은 폴로 페이스리프트와 다양한 폴로의 가지치기 모델을 선보였다. 소형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물이다. 이에 맞서는 푸조는 신형 108를 내놨고 시트로엥은 신형 C1을 공개했다. 또 르노는 신형 트윙고를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소형차 강국인 프랑스는 유독 저돌적으로 소형차를 내놓았다. 도요타는 아이고를 선봉에 내세웠고 피아트나 스마트는 각기 다양한 에디션 모델을 공개했다.

▲ 푸조 108, 시트로엥 C1, 르노 트윙고, 도요타 아이고(좌측 위에서부터 시계방향)

◆ 뭉쳐야 산다

서로 먹고 먹히던 시대는 갔다. 막대한 자본력을 갖춘 중국 기업이 아닌 이상 이젠 인수합병을 통한 몸집 키우기는 사라지고 있는 추세다. 대신 제휴와 협력을 통해서 서로에게 필요한 것들을 취하며 보이지 않게 이윤을 높이고 있다.

소형차 플랫폼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생산하게 되면 각 업체는 그 비용을 크게 줄이는 것은 물론이고 생산 시간까지 절감하는 효과를 얻게 된다. 또 서로의 일부 기술력을 흡수하는 장점도 생긴다. 소형차는 비용이 가장 큰 걸림돌이기 때문에 플랫폼 공유를 통한 원가절감은 매우 효과적이다. 개발 단계부터 예산을 줄일 수 있으니 차에 더 많은 투자를 할 수 있고, 소형차의 전반적인 완성도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폭스바겐그룹이나 GM처럼 거대한 회사는 여전히 ‘독불장군’식 경영을 고집한다. 현대차도 마찬가지다. 폭스바겐그룹은 플랫폼을 하나 만들어도 자체적으로 수많은 차에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협력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폭스바겐 골프나 아우디 A3, 세아트 레온 등이 적용된 MQB 플랫폼이 대표적인 예다. 이밖에도 브랜드는 다르지만 동일한 세그먼트의 차는 대부분 플랫폼을 공유한다.

▲ 폭스바겐 크로스 폴로. 폭스바겐은 이번 제네바 모터쇼에서 폴로 페이스리프트와 크로스 폴로, 폴로 GT 등을 공개하며 다양한 소형차 라인업을 구축했다.

현대차는 70년대 미쓰비시로부터 여러 기술을 이전 받았고, 크라이슬러 등과 합작해 엔진을 제작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는 독자적인 기술 개발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엔진이나 변속기 등을 판매하는 움직임이 간혹 보이고 있지만 협력을 통한 공동연구는 드물다. 특히 플랫폼을 공유한 역사는 없다.

◆ PSA와 도요타

이번 제네바 모터쇼는 업체간의 협력 관계가 절정에 달했다. 푸조・시트로엥(PSA)과 도요타, 르노와 메르세데스-벤츠가 긴밀하게 연결됐다. 이 업체들 모두 개성 넘치는 소형차를 내놓았다.

▲ 도요타 아이고. 도요타는 이번 모터쇼에서 아이고를 전면에 내세웠다.

푸조 신형 108과 시트로엥 C1, 도요타 아이고는 모두 동일한 플랫폼을 사용한다. PSA그룹과 도요타는 2000년대 초반부터 소형차 공동 개발을 모색했으며 2005년부터 생산에 돌입했다. 이들이 이번에 공동으로 내놓은 뼈대는 동일하지만 각기 다른 옷으로 개성을 표현한다.

▲ 도요타 아이고 실내.

도요타 아이고는 1.0리터 3기통 엔진이 장착돼 최고출력 68마력의 성능을 발휘한다. 유럽 기준 연비는 24.3km/l에 달한다. 푸조와 시트로엥은 조금 더 다양한 엔진을 장착해 차별화를 뒀고 캔버스탑을 적용한 카브리오 모델도 내놓았다. 

▲ 시트로엥 C1 스위스&미 콘셉트.

108, C1, 아이고 등은 차체 크기에 비해 훨씬 넓은 실내 공간을 갖췄고 편의사양이나 안전사양도 확대됐다. 또 실내 디자인이나 마감도 이전 모델에 비해 훨씬 완성도가 높아졌다.

▲ 푸조 108은 3도어와 5도어, 캔버스탑이 적용된 오픈카 등 다양한 라인업으로 출시된다.

모터쇼 현장에서 만난 푸조 관계자는 “생산비용 절감을 통해 얻게 된 비용을 그대로 신차 제작에 투입했다”면서 “소형차에서 더 많은 시도가 가능했고 상품성을 높이는 결정적인 요소가 됐다”고 말했다.

▲ 푸조 108 실내.

◆ 르노와 메르세데스-벤츠

르노와 메르세데스-벤츠도 지속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두 업체는 2010년부터 소형차 부문에서 전략적인 협력을 체결하고 공동 개발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또 소형차 외에도 엔진 개발 및 신차 플랫폼 공유 등의 사업을 함께 하고 있다.

▲ 르노 트윙고. 르노는 다양한 색상의 트윙고를 전시했다.

이번에 제네바 모터쇼를 통해 세계 최초로 공개된 르노 신형 트윙고는 차세대 스마트 포투와 플랫폼을 공유한다. 국내 경차와 비슷한 크기의 차지만 엔진이 트렁크 밑바닥에 장착됐고 후륜구동으로 움직인다. 마치 포르쉐와 비슷한 레이아웃이다.

▲ 르노 트윙고 실내.

길이 3590mm, 너비 1640mm, 높이 1550mm며 휠베이스 2490mm의 차체 크기를 갖췄다. 엔진은 1.0리터 가솔린 엔진과 0.9리터 디젤 엔진이 적용된다.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70마력, 최대토크 9.3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90마력, 최대토크 13.7kg.m의 힘을 낸다.

르노 관계자는 “독특한 엔진 레이아웃으로 넉넉한 실내 공간을 확보했고 극히 좁은 회전반경과 민첩성 등을 확보했다”면서 “신형 트윙고는 다른 소형차와는 완전히 다른 차”라고 강조했다.

 <2014 제네바모터쇼 화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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