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도요타 시에나, 미니밴 전성시대 이끈다
  • 김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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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2.19 17:43
[시승기] 도요타 시에나, 미니밴 전성시대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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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단 일색‘이던 국내 시장도 큰 변화가 생겼다. SUV는 이미 보편화됐고 해치백, 쿠페도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새롭게 각광받고 있는 영역은 미니밴 시장. 과거에는 그저 카니발과 스타렉스 같은 다인승 실용 차량으로 여겨지던 것이 레저 열풍과 맞물려 고급화 되면서 훨씬 고급스런 수입 미니밴에까지 눈길을 돌리고 있는 듯 하다.

미니밴은 다양한 활용성을 무기로 한다. 많은 짐을 싣을 수 있는 것은 당연한 미덕이겠지만, 넓은 실내 공간이 주는 여유로움, 편안함, 각종 편의사양은 수입 미니밴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각종 의상 및 물품을 필요로 하는 연예인들이 수입 미니밴을 선호하는 이유를 생각해본다면 그 장점을 잘 알 수 있겠다.

 

도요타 시에나는 이런 미니밴의 교과서나 다름없다. 기발한 공간 활용 능력은 독보적이며 대형 세단 부럽지 않은 편안함까지 갖춰 경쟁 모델의 벤치마킹이 되고 있다.

도요타 시에나는 국내 시장에 전륜구동 모델과 사륜구동 모델이 판매되고 있다. 시승한 전륜구동 모델은 3.5리터 V6 엔진이 장착돼 266마력의 최고출력을 발휘한다. 판매가격은 5020만원이다.

 

◆ 공간 활용성의 극대화

시에나의 핵심은 실내 공간이다. 2열 시트는 시에나를 ‘리무진‘이라고 말하기에 전혀 손색 없게 만든다. 비롯 전자동은 아니지만 간단한 레버 조작으로 엄청난 실내 공간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시에나의 2열 ‘오토만’ 시트는 등받이 각도 조절 외에도 다리 받침이 올라오고 슬라이딩을 통해 무릎 공간을 자유롭게 넓힐 수 있다. 슬라이딩은 최대 650mm까지 가능하다. 시트 양쪽에 마련된 팔걸이도 장거리 주행에서 편안함을 주는 요소다.

▲ 오토만 시트가 적용된 2열 시트. 비록 전자동은 아니지만 간편하게 시트 포지션을 조절할 수 있다.

천장이 높고 대형 선루프가 달린 것만으로도 개방감은 부족할 것 없는데, 상당히 큰 면적의 옆유리도 열고 닫을 수 있다. 

 

3열 공간도 오랜 시간 머물기에 손색이 없다. 개방이 뛰어난 것은 물론이고 컵홀더나 별도의 수납 공간도 마련됐다. 또 실내 공간을 효율적으로 나눴기 때문에 다리 공간의 여유도 넉넉하다.

▲ 센터콘솔의 공간을 활용하기 위해 기어 노브는 센터페시아 쪽으로 옮겼다. 전자동으로 개폐되는 슬라이딩 도어는 앞좌석에서도 컨트롤 할 수 있다.

차체의 크기는 결국 한정돼 있고 모든 좌석 공간이 넉넉하다면 화물 공간은 상대적으로 협소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도요타의 공간 창출 능력은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든다.

▲ 앞좌석의 다양한 수납 공간. 실내 공간에서 버려지는 부분을 최소화했다. 특히 서랍식으로 열리는 센터콘솔의 수납 공간은 넓고, 활용도도 매우 높다.

트렁크는 차체 밑부분까지 깊게 파여있다. 짐을 위로 차곡차곡 쌓는다면 3열 시트를 유지하면서도 꽤 많은 짐을 싣을 수 있다. 여기서 3열 시트를 접게 되면 그야말로 방 한칸 생기는 느낌이 든다. 조작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시트는 저절로 트렁크 밑공간으로 접혀 들어간다. 바닥도 평평하게 유지되니 짐을 싣기엔 더 용이하다. 

▲ 3열 시트는 버튼 조작으로 간편하게 접을 수 있다. 3열 시트를 유지해도 꽤 넓은 적재 공간을 확보했다.

◆ 물 흐르듯 부드럽게 떠가는 느낌

도요타가 가솔린 엔진을 고집하는 것은 정숙성과 부드러운 주행 감각을 포기할 수 없어서다. 덩치가 큰 미니밴에 디젤 엔진이 장착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지만 시에나의 특징을 부각시키기 위해선 가솔린 엔진이 필수다. 

 

매끈하게 회전하는 엔진은 소음이나 진동도 적다. 그러면서도 배기량이 높기 때문에 언제든 앞차를 추월할 수 있다. 무게가 2톤이 조금 넘지만 가속하는 느낌은 경쾌하다. 이 와중에서도 뒷좌석 탑승객들은 속도를 높이는 줄도 모를 정도로 조용하다. 편안한 뒷좌석을 보장하는 것이 시에나의 큰 목표고 도요타는 아주 철저하게 그 부분을 파고 들었다.

 

차체가 크고 기민한 성격은 아니지만 의외로 스티어링휠의 유격이 적다. 으레 미니밴이나 픽업트럭처럼 큰 차는 일부러 스티어링휠의 유격을 주는데, 시에나는 세단의 느낌과 흡사하다. 그러면서 시야는 넓다. 다분히 운전하기 쉽고 차체 뒷부분도 흔들림 없이 잘 따라온다. 

 

도로 이음새나 방지턱을 지나는 느낌도 세련됐다. 서스펜션은 탄력적으로 차체를 지탱한다. 차체 앞뒤, 좌우의 흔들림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엿보인다.

도요타는 시에나의 부드러운 승차감과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도요타 스타 세이프티 시스템(Toyota Star Safety System)’으로 불리는 5가지 안전 시스템을 기본으로 장착했다. 차제 자세 제어장치(VSC), 잠김 방지 제동장치(ABS), 전자식 제동력 분재장치(EBD), 제동보조장치(BA), 트랙션컨트롤(TRC) 등으로 구성됐다. 

◆ 미니밴 전성시대, 더 이상 틈새 아닌 대세

현대차 스타렉스, 기이차 카니발, 쉐보레 올란도, 쌍용차 코란도 투리스모 등 국산차 업체도 저마다의 특징이 강조된 미니밴을 내놓고 있다. 판매도 기대 이상이다. 일부 소비자만을 노린 틈새 모델이 아닌 회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대세로 성장하고 있다.

 

수입차 브랜드도 이같은 추세에 동참하고 있다. 도요타는 북미 시장 전략 모델이었던 시에나를 과감하게 국내에 출시했다. 북미 지역을 제외하고 시에나가 판매되고 있는 국가는 우리나라가 처음이다. 혼다는 오딧세이를 내놨고 크라이슬러도 그랜드 보이저를 판매하고 있다. 다목적성을 높인 7인승 SUV의 출시도 늘고 있지만 편안함이나 안락함은 미니밴을 따라 올 수 없다.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은 분명하지만 여전히 국산차 브랜드에게 미니밴은 생소한 영역이다. 품질이나 혁신성에서 눈으로도 격차가 보이고 실제로 마주하면 더 크게 느껴진다. 

시에나는 동급의 수입 경쟁모델보다 더 한발 앞서 있다. 도요타면서 의외로 ‘럭셔리’를 표방하고 있고 그에 걸맞은 구성도 갖췄다. 또 눈에 띄는 단점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 필요에 의한 선택이라면 당연히 만족할 것이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어도 충분히 매력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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