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로터스 품은 中 지리, 이제 벤츠 최대주주로
  • 신승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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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2.26 15:07
볼보·로터스 품은 中 지리, 이제 벤츠 최대주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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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리자동차(浙江吉利·Geely)가 다임러 AG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볼보, 로터스 등을 인수한 지리는 이제 메르세데스-벤츠와 새로운 협력 관계를 구축할 전망이다.

 

다임러 AG는 23일(현지시각) 지리 리 슈푸(李书福) 회장이 자사 지분 9.69%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지리는 쿠웨이트 국부 펀드를 제치고, 다임러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지리는 이전부터 다임러에게 높은 관심을 보여왔다. 지난해 말, 다임러 측에게 신주발행을 통한 지분 매입(5%)을 제안했으나 거절당한 바 있다. 당시 다임러는 중국 내 BYD 및 베이징기차 등과의 협력 관계를 이유로 지분 거래를 거부했다. 다만 다임러는 주식 시장을 통한 지분 매입은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고, 지리는 약 90억 달러(한화 9조7000억원)를 투입해 다임러 지분을 확보했다. 

지리는 다임러를 통해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 기술을 확보할 방침이다. 다임러는 오는 2019년까지 10억 유로(1조4000억원)를 투입해 전기차 전용 배터리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계열사인 메르세데스-벤츠는 2020년부터 전기차 EQ(Electric Intelligence) 시리즈를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지리는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 부문에서 선도적인 기술력과 뚜렷한 비전을 보유한 다임러와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지리자동차 리 슈푸(李书福) 회장

지리는 스웨덴 볼보자동차를 시작으로 영국 로터스와 망가니즈 브론즈, 말레이시아 프로톤 등 각국의 자동차 업체를 인수했다. 최근 미국 스타트업 테라퓨지아와 더불어 볼보 트럭 및 버스의 지분 일부도 사들였다. 공격적인 해외 투자를 통해 기술력을 확보한 지리는 중국 내 영향력도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판매량의 경우 전년대비 60.7% 급증한 125만여대를 달성했다.

한편, 지리가 다임러 지분을 확보함에 따라 글로벌 자동차 업체의 합종연횡 범위는 한층 더 넓어질 전망이다. 다임러의 경우 중국 내 BYD 및 베이징기차와의 관계 외에도 글로벌 시장에서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등과 다양한 부문에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리가 폭스바겐·토요타 등과 볼륨 경쟁을 펼치고, 테슬라·구글·우버 등과 기술 경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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