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미국 판매 2000만대 돌파 눈앞…방심은 금물
  • 미국 디트로이트=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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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1.14 09:00
현대기아차, 미국 판매 2000만대 돌파 눈앞…방심은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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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가 미국 진출 33년 만에 누적 판매 2000만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이다. 최근의 저조한 실적을 비롯해 전반적인 시장 상황이 그리 좋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14일(현지시각), 올해 미국에서 누적 2000만대 판매라는 대기록을 달성할 것이라 밝혔다. 현대차와 기아차를 더한 총판매량은 1891만3449대로, 별다른 이변이 없는한 무사히 2000만대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현대차가 1985년 4월 미국 현지 법인(HMA)을 설립한지 33년 만이다. 현대차는 이듬해인 1986년 엑셀 수출을 시작하며 본격적인 현지 판매에 돌입했으며, 기아차는 1994년부터 현지 판매를 시작했다. 참고로 현대차는 2015년 10월 미국 판매 1000만대를 돌파한바 있다. 

▲ 현대차가 엑셀을 미국에 수출하며 진행한 광고. '100만달러(10억)짜리 자동차처럼 생겼지만, 99만5005달러(9억9500만원)나 저렴합니다'라는 카피가 인상적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1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 자동차 시장의 중심이자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이 가장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미국에서 이뤄낸 성과이기에 더욱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대기록과 별개로 현대기아차의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 작년 제네시스 브랜드를 포함한 현대기아차의 미국 판매량은 총 127만5223대로, 전년 대비 10.4%나 하락했다. 이는 2013년 이후 4년 만에 전년 대비 판매량이 줄어든 것이다. 현대차(제네시스 포함)는 68만5555대로 11.5%, 기아차는 58만9668대로 8.9%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현대기아차의 한발 늦은 시장 대응이 주요 원인이라 분석했다. SUV 인기에도 이에 대응할 라인업이 부족했으며, 아반떼와 쏘나타, 투싼과 싼타페 등 주력 모델이 노후화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판매량이 줄었다. 

여기에 미국 시장의 산업 수요 둔화, 업체별 경쟁 심화 등도 발목을 잡았다. 작년 미국 자동차 판매량은 1.8% 하락하며 8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했다. 올해 역시 금리상승 등의 영향으로 1.7% 줄어들며 2년 연속 하락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며 인센티브 지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면서 "이밖에 원-달러 환율 불안과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차의 공세, 한미 FTA 개정 협상 또한 향후 중요한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어 "품질 향상을 기반으로 권역별 자율경영체체 도입을 통한 경영 효율성 향상, 제네시스 브랜드 고급화 박차, SUV 등 신차 투입을 통한 제품 경쟁력 향상, 고객 대상의 창의적인 마케팅 프로그램 실행, 자율주행차·커넥티드카 등 미래 경쟁력 확보 등을 통해 3·4천만대 시대를 준비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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