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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2년을 기다린 차' 폭스바겐 신형 티구안…빈틈없는 베스트셀링 SUV
독일 베를린=전승용 기자  |  sy.jeon@motorgrap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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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1.08  09: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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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승기는 2016년 4월7~10일에 진행된 티구안 글로벌 시승행사에 참가한 후 쓴 것입니다. 국내 출시 일정에 맞추다 보니 2년여가 지난 지금에야 공개합니다-

최근 출시된 소형 SUV 중에서 티구안과 비교당하지 않는 모델은 없다. 그런데 이들 중 과연 티구안보다 내가 더 잘났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모델이 몇이나 있을까. 물론, 이 비교는 어디까지나 나온지 9년이 지난 구형 티구안에 해당되는 이야기다. 그만큼 티구안은 소형 SUV의 교과서라 불릴 정도로 세계 시장에서 인정 받으며 높은 인기를 누렸다.

 

그랬던 티구안이 더 완벽한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 최신 흐름에 맞춰 옛된 겉모습을 탈피했으며, 소소하게 지적 받았던 몇몇 문제점까지 말끔히 해결했다. 열심히 뒤쫓던 경쟁자들은 거의 다 따라잡았다 여겼겠지만, 늘 그랬듯 끝판왕은 얄밉게 달아나기 마련이다.

# 티구안, 10년 만의 변화…"너무 잘 팔려서 이제야 바꿨어요" 

신형 티구안은 '2015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등장했다. 1세대 티구안이 2007년에 나왔으니 약 9년 만의 풀체인지다. 너무 늦게 바뀐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폭스바겐 관계자는 “계속 잘 팔려서 굳이 바꿀 필요가 없었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조금 얄밉기도 했지만, 생각해보면 그럴만도 하다. 티구안 전체 판매량의 60%는 유럽에서 이뤄진다. 독일 비중도 25%에 달한다. 자동차의 종주국인 유럽에서 더 인정받는 모델이라는 것이다.

운 좋게도 출장 바로 전 지인의 구형 티구안을 시승할 기회가 있었다. 나온지 너무 오래된 탓에 어쩔수 없이 시대에 뒤쳐진 몇몇 사양들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아쉬움이 느껴지지 않았다. 특히, 티구안 특유의 경쾌한 주행 능력은 여전히 매력적인 요소라 생각됐다. 

 

그러나 시간은 흘렀고, 다른 브랜드들도 가만히 놀고 있지만은 않았다. 꽤 많이 따라잡았고, 어떤 부분에서는 티구안보다 더 좋은 상품성을 뽐내는 모델도 선보였다. 티구안은 여전히 뛰어났지만, 어쨌든 새롭게 등장하는 신차 앞에서는 경쟁력이 점점 떨어질 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 

변화가 필요했고, 폭스바겐은 결코 자만하지 않았다. 열심히 뒤쫓아오는 경쟁자들을 보란 듯이 치고 나아갔다. 사실, 시승 전에는 ‘요즘처럼 기술이 평준화된 시대에 좋아졌으면 얼마나 더 좋아졌겠어’란 의심을 하기도 했는데, 막상 타보니 여기저기서 놀라움이 가득했다. 빈틈을 찾아내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발전이 있었다. 

# 칼로 싹둑싹둑 '더 강인해진 상남자 스타일'

신형 티구안은 최신 스타일에 맞춰 일체형 디자인을 적용했다. '길고, 넓고, 낮게' 만들어 차 전체가 한 덩어리처럼 보이는 효과를 줬다. 그릴부터 램프, 범퍼, 캐릭터 라인 등 세부적인 디자인 요소에도 직선을 적극 사용해 이전보다 훨씬 강인한 느낌이다. 덕분에 공기역학적 효율까지 좋아졌는데, SUV 치고는 매우 뛰어난 0.31cd의 공기저항계수를 달성했다. 

 

전면부에는 사정없이 맘껏 칼을 댔다. 범퍼에서 그릴, 램프로 이어지는 라인을 비롯해 하단부의 안개등과 범퍼까지 과감한 선이 쭉쭉 이어진다. 한 눈에 봐도 많은 변화가 있었음을 알 수 있도록 만들었다. 전폭은 30mm 넓어지고, 전고는 33mm 낮아져 차체가 더욱 단단해진 것처럼 느껴진다.    

측면 비율은 꽤 독특하다. 차체 길이가 이전보다 60mm 길어졌는데, 휠베이스는 이보다 더 긴 77mm가 늘어났다. 숫자상으로는 큰 차이가 없지만, 낮아진 전고와 함께 매우 독특한 실루엣이다. 특히, 허리춤을 최대한 추켜올린 디자인이 마음에 든다. 구형 모델은 하체가 짧고 상체가 길어 다소 어정쩡한 모습이었는데, 하체 비중을 살려내 안정감이 느껴진다. 지붕에서 트렁크로 이어지는 라인도 급격하게 떨어지던 이전 모델과 달리 완만한 각도로 내려와 더 스타일리시해 보인다.

 

후면부도 뾰족하다. 둥근 모양의 램프 디자인은 모서리를 살려 날카로운 인상을 준다. 테일램프는 전면부 LED 주간주행등처럼 ㄱ자로 꺾었는데, 램프 세부 디자인도 ㄴ자 모양에서 ㄱ자 모양으로 바꿨다. 박시(boxy)한 스타일에 따라 트렁크가 열리는 부분도 넓어졌는데, 커다란 짐을 쉽게 실을 수 있는 실용성까지 고려한 디자인이다.

국내에 판매될 것으로 기대되는 R-라인의 경우, 대구경 휠을 비롯해 투톤 루프 스포일러, 전용 범퍼와 디퓨저 등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 놀라운 실내 변화…촌스럽던 그 티구안 맞어?

실내의 변화는 더 놀랍다. 일부 버튼을 제외하고는 둥글둥글했던 디자인 요소들을 모조리 없애고 포인트를 준 네모로 만들었다. 외관의 칼질은 실내에도 이어졌다.

 

D컷 스티어링휠과 패들시프트, 각종 조작 버튼들의 구성은 골프와 비슷하다. 센터페시아는 최근 유행에 맞게 가로 라인을 강조한 레이아웃으로 꾸몄다. 계기반은 최근 폭스바겐이 적극 사용하고 있는 12.3인치 디지털 방식으로, 아우디 TT에서 봤던 것과 비슷한 모양이다. 화면 전체를 통합적으로 이용하지는 않지만, 각 사용 용도에 따라 내비게이션 및 차량 정보 등을 효과적으로 보여준다. 

 

다만, 고급감이나 마감의 완성도는 조금 떨어지는 듯했다. 운전자의 무릎이 닿는 부분은 공간이 조금  더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고, 소재도 더욱 푹신했으면 좋았겠다. 많은 기능들을 터치로 바꿨지만, 여러 사양이 추가되면서 버튼 숫자는 오히려 더 늘어난 듯했다. 버튼의 크기와 배치 등 기능적인 요소도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뒷좌석 공간은 매우 만족스럽다. 구형 티구안의 가장 큰 불만 중 하나는 좁은 실내였는데, 신형 모델은 꽤 넉넉해졌다. 휠베이스가 이전 모델보다 77mm늘어난 덕분이다. 숫자상으로는 2670mm로 투싼보다 30mm 작지만, 막상 앉자보면 투싼 못지 않게 넉넉하다. 무릎공간은 물론, 머리 공간도 여유롭다. 확실히 실내공간 확보에 공을 들인 티가 났다.

 

뒷좌석 시트는 앞뒤로 180mm까지 움직일 수 있다. 등받이 기울기도 꽤 뒤로 기울어져 있다. 오버행을 최대한 줄인 디자인이다 보니 트렁크 공간 확보가 어려웠을텐데, 시트 활용을 통해 보다 넉넉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트렁크 공간은 이전보다 145리터가량 늘어난 615리터로, 뒷좌석 시트를 접으면 최대 1665리터다. 폭스바겐 관계자는 앞좌석 조수석도 폴딩되는데, 이 경우 냉장고도 넣을 수 있다고 자랑했다.

# 신형 티구안, 주행 능력은 비교 불가…'더 능숙해졌다' 

다른건 몰라도 티구안의 주행 능력을 의심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아무리 기술이 평준화 됐다고는 하나, 이는 어디까지나 눈에 보이는 것일 뿐, 그 이상의 영역에서는 쉽게 따라올 수 없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그만큼 티구안은 소형 SUV 중에서 독보적인 달리기 능력을 보여주는 차다.

 

전체적인 주행 감각은 경쾌하다. 가속페달이 가볍게 밟히는데, 거기에 맞춰 스티어링휠도 부담없는 무게로 돌아간다. 처음에는 너무 가벼운건 아닌게 싶었는데, 주행 속도에 맞춰 조금씩 묵직해졌다. 조작 후에도 끈덕지게 탄성을 유지하면서 운전자와 지속적인 교감을 이어갔다. 브레이크는 초반에 답력을 몰아 넣어 꽤 묵직하게 밟혔다. 최근 여러 브랜드에서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세팅이긴 한데, 세부적인 구현 능력에서는 티구안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신형 티구안의 엔진 라인업은 매우 다양하다. 가솔린 엔진은 125마력부터 150마력, 180마력, 220마력, 디젤 엔진은 115마력부터 150마력, 190마력, 240마력 등 총 8가지다.

 

국내에는 150마력, 또는 190마력을 내는 2.0 디젤 모델이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 시승 당시에는 150마력 모델을 탔는데, 확실히 신형의 티구안의 주행 성능은 이전보다 훨씬 더 능숙해졌다. 덕분에 190마력짜리 모델에 대한 궁금함과 기대감이 무럭무럭 솟아났다.  

신형 티구안은 폭스바겐이 MQB 플랫폼으로 만든 첫번째 SUV로, 차체 무게가 최대 50kg가량 가벼워졌음에도 비틀림 강성은 오히려 더 좋아졌다. 단순히 경량화가 아니라 강성이 중요한 필수 부분의 무게는 늘리면서 불필요한 부분을 덜어냈다. 

 

아우토반을 달리며 내리막에서는 시속 210km, 평지에서는 205km정도 냈다. 중간중간 가감속을 반복하며 재가속 능력을 테스트해봤는데, 확실히 이전 모델보다 움직임이 더 빨라졌다. 구형은 가속페달을 밟으면 ‘웅~~~’하고 튀어나갔다면, 신형은 ‘웅~~’으로 물결표 하나가 줄어든 듯했다. 인상적인 점은 이런 고속 주행 중에도 여유가 느껴진다는 것이다. 아직 더 빠르게 달릴 수 있다는 듯, 무리하게 억지로 밀어붙이는게 아니라 부드럽게 미끄러져 나갔다.

고속에서도 무게 중심을 유지하는 능력도 발군이다. 서스펜션 세팅이 워낙 잘 되어 있어 시속 150~200km의 고속 주행에서도 전혀 불안하지 않았다. 꽤 빠른 속도로 코너링을 할 때도 롤이 최대한 억제되면서 안정적인 움직임을 이어갔다. 폭스바겐 관계자는 달라진 차체에 맞춰 하체에 집중 투자해 주행 성능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주행모드 D에서 기어레버를 한 번 더 내리면 S모드가 된다. 기본적으로 스포티한 주행은 S레인지로 옮기면 된다. 여기에 추가적인 주행 모드가 더 있다. 기어노브 밑에 모드 버튼을 누르면 에코, 컴포트, 노멀, 스포츠, 인디비주얼 등 5가지 주행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변화 폭이 크진 않지만 각 모드마다 나름의 특징은 운전자에게 전달된다.

예전보다 오프로드 능력을 더 강화한 것은 다소 의외다. 요즘 나오는 SUV들은 도심형 온로드 성향을 강조하는 모습이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신형 티구안은 오프로드 주행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시승 동안 잠깐의 오프로드 체험 기회가 있었는데, 일반적인 소형 SUV에게 부담스러운 코스들을 무리 없이 빠져나왔다. 무엇보다 험로를 주파하는 동안 운전자에게 전달되는 충격과 불안감 등을 최소화 하면서 안정적인 차체 움직임을 이어갔다는 점은 칭찬할만 하다.

 

# 갖출건 다 갖춘 안전·편의 사양…문제는 가격

사실 티구안은 잘 달리는 SUV였지, 친절한 차는 아니었다. 그런데 신형으로 바뀌면서 매우 상냥해졌다. 티구안에 들어가도 될까싶을 정도의 여러 첨단 사양이 모두 들어갔으며, 불편함 없이 능숙하게 작동한다. 지금(2018년 1월)이야 많은 경쟁 모델에도 이런 사양들이 들어갔지만, 시승할 당시인 2016년 4월에는 꽤 인상적인 기술이었다.

반자율주행 기술은 아니지만, 스마크루즈컨트롤과 차선이탈방지시스템을 통해 주행 안전성을 챙겼다. 고속에서 크루즈콘트롤을 켜고 아우토반을 달렸는데, 가감속의 부드러움이 예상보다 뛰어났다. 또, 차선을 벗어나지 않게 스티어링휠을 조작해주고, 갑자기 끼어드는 차에 대응하는 등 돌발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도 만족스러웠다. 여기에 충돌경보시스템 및 어라운드뷰시스템, 힐디센트어시스트시스템 등 다양한 주행 보조 시스템이 들어있다.

 

실내에는 계기판 전체를 LCD로 가득 채운 디지털 계기판이 적용됐다. 이 계기판은 인포테인먼트시스템 및 헤드업디스플레이(HUD)와 연동된다. HUD는 크래시패드 상단에 팝업 형태로 구현되는데, 필요한 정보만 깔끔하게 보여줘 시인성이 좋다. 스마트폰과 연결하는 애플 카플레이도 있다. 이 경우 계기판 및 HUD는 계속 내비게이션을 보여주기 때문에 불편함 없이 보다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문제는 가격이다. 플랫폼부터 싹 바꾸고 고급 사양을 추가했기 때문에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 보인다. 폭스바겐에 따르면 유럽 기준으로 구형 모델보다 약 300유로 40~50만원가량 올랐다고 하는데, 국내 판매될 경우 가격표에 어떤 숫자가 붙을지는 지켜봐야할 일이다.

# 2년만의 컴백, '걱정 반, 기대 반' 

디젤게이트 및 인증문제로 티구안 판매가 중단되자, 업계 관계자들의 관심은 ‘과연 누가 티구안의 빈자리를 차지할까?’로 모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없다. 아무도 티구안을 대신하지 못했다. 그만큼 티구안은 수입 소형 SUV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던 그런 차였다.

 

다행이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불안할수도 있겠다. 막상 신형 티구안이 나왔을 때 예전의 명성에 못 미치면 어쩌나 하는 걱정 말이다. 해외에서 나온지 2년이 지나서야 국내에 출시되는 만큼, 소비자들의 관심이 떨어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들은 꽤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다. 조사 결과 신형 티구안을 기다리는 소비자들이 기대 이상으로 많았으며, 어차피 2018년형 최신 모델이 들어오기 때문에 상품 자체에는 2년의 공백이 없다는 것이다. 과연 신형 티구안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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