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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서킷에서 체험한 렉서스 LC…끌리는 500, 아쉬운 500h
문서우 기자  |  sw.moon@motorgrap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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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22  10: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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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 LC는 콘셉트카 LF-LC의 디자인 정체성을 ‘고스란히’ 이어받은 모델이다. 콘셉트카가 그대로 양산화됐다고 봐도 무리가 없을 정도다. 전체적인 실루엣은 물론 그릴과 램프 등 세부적인 부분까지 비현실을 현실로 바꿔냈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렉서스 디자인의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담고있다.

 

LC는 혁신적인 디자인만큼이나 강력한 주행성능을 자랑한다. 렉서스가 지난 15일, LC 수석 엔지니어인 사토 코지와 수석 테스트 드라이버 슈이치 오자키를 용인 스피드웨이로 초빙해 서킷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를 연 이유도 여기에 있다. 몸소 체험한 가솔린 모델 LC500과 하이브리드 모델인 LC500h는 파워트레인이 다른 만큼 분명한 성향 차를 드러냈고, 지향하는 바도 달랐다.

#끌리는 500

 

500은 맹렬했다. 서킷을 집어삼킬 듯 달려나갔다. 짜릿한 가속과 예리한 몸놀림을 바탕으로 모든 코스를 무리없이 소화해갔다. RC F보다 더 화끈하다고 느껴졌다.

파워트레인은 V8 5.0L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과 토크 컨버터 방식의 10단 자동으로 구성되고, 최고출력 477마력(7100rpm), 최대토크 55.1kg.m(4800rpm)를 발휘한다. 0.12초의 빠른 변속은 뒷바퀴를 사정없이 굴리며, 정지상태에서 100km/h 가속을 4.6초만에 끝낸다. 200km/h도 16초면 마무리짓는다.

여기에 귓가를 쉴 새 없이 자극하는 엔진 사운드 제너레이터와 배기 사운드 시스템은 정말이지 자극적이다. 뭇남성들의 심금을 울리기 충분하다. '13개 스피커로 구성된 마크레빈슨 서라운드 오디오 시스템이 무슨 필요가 있을까’란 생각이 들 정도다.

 

코너 진입 시 움직임은 상당히 안정적이다. 2톤에 가까운 무게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가볍기도 하다. 뒤틀림 강성이 좋은 뼈대와 탄탄하게 조율된 앞뒤 멀티링크 서스펜션, 그리고 각종 전자장비가 조화를 이룬 덕이라고 판단한다. 브레이크도 강력하다. 타이어는 프론트 245/40 RF21, 리어 275/35 RF21의 스포츠 세팅이다.

운전하는 맛이 있다. 아담해서 다루기 쉬운 스티어링 휠(직경 365mm), 두툼한 사이드 볼스터로 몸을 잘 지탱하는 스포츠 시트, 직관적인 LFA 8인치 클러스터도 마련돼 있다. 그야말로 순도 100% 퍼포먼스 쿠페다.  

가격은 1억7000만원이다. 완성도 높은 주행성능과 렉서스 특유의 꼼꼼한 조립품질을 고려한다면 구매 가치는 높다. 다만, 메르세데스-AMG GT, 포르쉐 911 카레라 등 경쟁 모델이 너무 쟁쟁한 탓에 존재감을 펼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아쉬운 500h

 

500h를 몰면 몰수록 500이 그리워졌다. 역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운전 재미를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 제아무리 멀티스테이지 하이브리드 테크놀로지를 적용했다고 한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V8 엔진의 우렁찬 움직임은 따라잡을 수 없다.

V6 3.5L 가솔린 엔진에 전기 모터를 결합한 파워트레인은 시스템 최고 359마력과 최대 35.7kg.m를 낸다. 언뜻 보기에는 모자람 없는 수치지만, 직접 경험해보면 다소 답답하다. 멀티스테이지 반응도 시원하지 않고, 무엇보다 고속에서 힘을 뺀다. 뒷심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아도 소용없다. 뜨거운 아스팔트를 누비기에는 그 실력이 모자라다.

그래도 초반 가속은 괜찮다.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을 5.0초만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500보다 단 0.3초 모자란 수치다. 즉, 일반 도로에서는 나름 재미있게 몰 수 있는 차다. 의미없는 경쟁 정도는 거뜬히 이길 수 있다. 그러나 서킷은 아니다. 박진감이 없다. 애초에 500을 경험하지 말았어야 했다.

 

문제는 1억8000만원에 달하는 가격이다. 내세울 점은 10.9km/l의 연비뿐인데, 500보다 1000만원을 더 지불해야 살 수 있다. 고가의 차를 사는 사람이 효율을 얼마나 따질지 의문이다. 성능에서 약간 손해를 보더라도 멀티스테이지로 대두되는 렉서스의 신기술을 누리고 싶다면 500h도 나쁘지 않지만, 달리는 즐거움을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500이 더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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