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너] '콰트로'라는 꿈을 만든 회사…아우디가 있게 한 원동력
  • 김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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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1.09 19:36
[튜너] '콰트로'라는 꿈을 만든 회사…아우디가 있게 한 원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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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 수 없는 일입니다. 미쉘무통이 탄 아우디 콰트로가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아나운서는 흥분을 넘어 괴성에 가까운 소리를 질러대고 있었다. ‘아름답고 검은 화산’이라는 별명을 가진 여성 드라이버 미쉘무통이 1981년 세계랠리챔피언십(WRC) 이탈리아 라운드에서 우승을 거머쥔 순간이다. 이후로도 그녀는 최초의 4륜구동 랠리카 아우디 콰트로(Audi Quattro)를 타고 4차례 우승을 차지한다. 

▲ 젊은 시절의 미쉘무통

그녀는 오늘날의 아우디가 있게 한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하나다. 검은머리 휘날리는 미쉘무통과 함께 하누미콜라(Hannu Mikkola), 발터뢰를 등 전설적 드라이버들이 아우디 콰트로를 몰았다. 이 광경은 열광한 팬들 모두의 마음 속 깊이 4륜 구동이 고성능 자동차엔 필수라는, 그리고 아우디 콰트로가 그 최신 기술을 갖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줬다. 

▲ WRC에 출전한 아우디 콰트로

아우디는 이 분위기를 살려 콰트로, 즉 소문자 quattro로 쓰는 4륜구동 시스템을 일반 승용차에도 장착하기 시작했다. 굳이 첫 글자를 소문자로 쓴 이유는 전설이 된 자동차 ‘아우디 콰트로(Quattro)’ 모델에 대한 명예를 지키는 동시에 이에 대한 겸양의 자세를 취하기 위해서였다. 

◆ 유한회사 콰트로(quattro GmbH)

랠리 경기에서 아우디 콰트로가 엄청난 성과를 거두고 인기를 끌면서 아우디는 ‘콰트로 유한회사(quattro GmbH)’를 세우기에 이른다. 이로서 소문자 ‘quattro’는 4륜구동을 뜻하는 표현이기도 하지만 아우디 고성능 자동차와 부품을 만드는 회사를 가리키는 역할도 하게 됐다. 콰트로 GmbH는 메르세데스-벤츠 AMG GmbH,  BMW M GmbH, 폭스바겐 R GmbH 등 독일의 다른 메이커들과 마찬가지로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비록 이 회사가 다른 퍼포먼스 브랜드처럼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우리 주변에 콰트로의 작품은 적지 않다. 콰트로가 디자인, 설계, 시험, 양산까지 맡는 것으로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아우디 R8이다. 초고성능 모델들인 RS3, RS4, RS5, RS6, RS7, RS Q3, RS TT 등 RS가 붙은 모든 모델은 콰트로가 설계 및 제작하는 자동차다. 

▲ 제네바모터쇼에 등장한 RS Q3. 콰트로라는 글씨가 선명하다. /스위스 제네바=김한용 기자

물론 콰트로는 차를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역할은 하지 않고, 제작한 차는 아우디 브랜드로만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라이프스타일 제품과 액세서리 등은 콰트로가 직접 판매까지 맡고 있다. 또 콰트로 휠(바퀴)과 스포츠서스펜션은 물론 범퍼나 리어스포일러 같은 에어로파트 들도 직접 생산하고 다루고 있다.

또 콰트로는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춰서 실내외 디자인이나 가죽시트를 맞춤 제작해주는 업무 또한 맡고 있으며 또 아우디 ‘S라인’이라는 독립 라인의 디자인과 부품 생산, 아우디 익스클루시브라는 개인별 맞춤 생산라인도 운영하고 있다. 

◆ RS(RennSport)…매일 즐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차

콰트로는 가장 강력한 레이싱카를 만드는 회사지만 시작점부터 다른 스포츠카 메이커와는 달랐다. 특히 당시 콰트로가 위치한 네카르줄룸의 곁에는 메르세데스-벤츠와 포르쉐의 고장인 슈투트가르트가 있었다. 

포르쉐는 80년대만 해도 스포츠 성능에 집중한 2세대 포르쉐 터보 911(930)을 판매하고 있었다. 리어엔진으로 인해 앞이 들떠 핸들 감각이 너무나 허술했고 극심한 터보랙으로 인해 운전하는 것 자체가 묘기라는 식의 자동차였다. 수납 공간이나 실용성 같은건 염두에 두지 않은 차, 달리는게 공포스러우면 오히려 도전적이고 재미있는 차라고 보는게 당시 스포츠카를 보는 극단적인 성향이었다.

세월은 흐르고 포르쉐도 다루기 편한 자동차를 만들기 시작하는 시점, 반대로 아우디는 조금 더 강력한 자동차를 만들고자 했다. 그래서 콰트로가 독자적으로 만든 첫번째 모델은 아우디 RS2 아반트(웨건)이었다. 이 차는 포르쉐와 조인트 벤처를 통해 만들기로 했고, 심지어 포르쉐 공장에서 생산까지 맡았다. 스포츠카에서 시작하는게 아니라 웨건에서 시작한 퍼포먼스카. 그게 바로 콰트로의 성격을 대변한다. 

콰트로는 럭셔리 세단이나 웨건을 이용해 911을 능가하는 자동차를 만들겠다는 것을 목표로 삼은 회사다. 즉 매일 사용할 수 있는 편안하고 실용적인면을 강조하면서도 가장 강력한 성능을 낼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게 바로 아우디 렌슈포르트(RennSport), 즉 ‘RS’의 탄생의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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