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벤틀리 임원에게 묻다...한국 시장서 어찌 되나
  • 김한용 기자
  • 좋아요 0
  • 승인 2017.06.30 11:19
[인터뷰] 벤틀리 임원에게 묻다...한국 시장서 어찌 되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3일 신라호텔에서 벤틀리의 보드멤버인 안드레아스 오퍼만(Dr.Andreas Offerman)박사를 만났다. 

 

안드레아스 오퍼만은 BMW를 통해 자동차 업계에 들어와 포르쉐에서 17년간 근무했고, 이후 세아트(SEAT)의 부사장을 거쳐 지난해 9월 벤틀리의 보드멤버(운영이사회)가 됐다. 포르쉐 연구소를 맡았던 볼프강 뒤르하이머가 벤틀리의 CEO를 맡은 후 많은 포르쉐 임원들이 벤틀리 브랜드로 옮겨왔다. 브랜드를 단순히 유지하는데서 그치는게 아니라 역동적이고 공격적인 브랜드로 발전 시키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실제로도 볼프강 뒤르하이머가 사장을 맡은 이후 벤틀리는 노후 차종을 폐기하고 신차종을 개발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호화 자동차 브랜드인 벤틀리가 대중 브랜드의 수장이던 안드레아스 오퍼만을 영입한 점 또한 더 높은 매출을 기대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아래는 이날 있던 질의응답. 

 

Q. 반갑다. 그런데 일본에서 오신분의 벤틀리 명함과 본사에서 오신분 명함 크기가 좀 다른데 왜 이런가. 이거 직책이 높으면 더 커지나?

(일본) 명함지갑에 잘 들어가게 하기 위해서... (안드레아스) 실은 우리가 가이드라인을 줬는데 이 사람이 안지켜서 그렇다. (웃음)

Q. 쓸데 없는 것 좀 물어봐도 되나. 여기 있는 벤틀리 로고 날개 개수는 세 봤나?

그렇다. 좌우가 똑같지 않더라. 처음에 나도 왜 그런가 물어봤는데 아무도 모른다. 처음 디자인 한 후로 그게 전통이 된 것 같다. 

Q. 한국에 방문한 목적은?

벤틀리에 합류한지 9달됐다. 따라서 여러 국가를 둘러보는 차원에서 방문했다.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에 여러 번 방문했다.

한국은 중요한 시장이다. 최근 영업중단이 있긴 했지만 해결이 된 이후 5월 실적이 좋았다. 한국은 아시아 시장 탑3중의 하나이다. 일본과 판매량이 비슷하다. 우선순위에 따라 업무를 하고있다. 수입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벤틀리직원이 하반기에 본사에서 직접 와서 일하게 될 것이다.

Q. 본사에서 한국으로 오는 사람이 어떤일을 하게되나?

세일즈마케팅과 AS를 담당하게 된다. 

Q. 벤틀리가 세계 시장을 볼 때, 한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판단하는 지표가 있는지 궁금하다

- 잠재 시장을 볼 때는 벤틀리 같은 대형 크기와 높은 가격대 차가 팔릴 수 있는지를 본다. 한국은 이런 급의 차가 팔릴만한 높은 가능성이 있는 시장으로 본다. 베트남 같은 시장은 전혀 그렇지 않은 것으로 조사된다. 시장 상황과 GDP 성장율을 함께 보고 미래를 예측한다. 등록, 세금 이런 부분을 보게 되는데, 현지 경쟁사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도 본다. 현지 업체가 너무 잘 자리잡고 있다면 수입관세나 외산 브랜드에 대한 각종 장벽이 있을 수 있다. 

최고급 SUV 벤틀리 벤테이가의 뒷좌석. 국내 수입되는 차는 대부분 4인승이다. 

Q. 한국 소비자들은 다른 나라와 어떻게 다른가

-우선 자동차 시장 크기가 다르다. (타겟고객이)중국은 2400만, 일본은 450만, 한국이 150만이다. 그렇지만 적은게 아니다. 한국 시장이 세계 탑 10의 큰 시장이다.

규제도 다르다. 중국은 규제가 매우 강하고 일본은 그렇지 않다. 한국은 일본에 가깝지만 세부적으로는 중국식의 규제를 하고 있다.  

-(팀) 자주 듣는 질문이다. 물론 럭셔리 제품을 구입하는 사람들은 세계적으로 공통적으로 럭셔리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은 눈이 높고 까다로운데다 조심히 살피는 성향이 있다. 

운전하는 방식은 전혀 다르다. 한국은 운전사가 있는 경우가 많다. 2006년에 플라잉스퍼를 구입한 고객 중 8~90%가 기사가 있었고, 일본은 2~3%였다. 또 한국인들은 최상급 스펙을 선호한다. 벤테이가의 판매 시작가는 2억9천만원인데,  실제 팔리는 가격은 3억4천만원이나 된다. 

벤틀리의 보드멤버 안드레아스오퍼 박사

Q. 벤테이가의 플랫폼을 포르쉐 등 다양한 차들이 공유하는데, 벤틀리만의 특징은 무엇인지?

-우선 세그먼트부터 다르다. 유럽의 A,B,C,D,E 등의 SUV구분에 따르면 포르쉐는 C고 벤테이가는 D다. 소비자들의 기대부터가 포르쉐 카이엔이면 프리미엄을 생각하지만 벤테이가에는 진정한 럭셔리를 기대하지 않나. 퍼포먼스 차이도 크다. 벤테이가는 12기통 엔진으로608마력을 내고 카이엔 터보S는 V8로 550마력이다. 17년이나 포르쉐에 근무했으니 포르쉐에 대해 그리 많이 얘기하고 싶지는 않다. 포르쉐도 멋진 브랜드다. 카이엔도 얼마나 대단한가. 하지만 벤테이가에 꼭 한번 앉아보길 바란다. 그러면 카테고리를 포함해 여러가지 방면에서 차이를 분명히 느끼게 된다. 물론 가격도 더 비싸다. 

벤틀리 벤테이가

Q. 최근 전기차들이 속속 등장하는데, 벤틀리의 미래 전동화 계획은?

- 내년 말부터 벤테이가 PHEV를 도입할 것이다. 전체 제품군을 벤테이가부터 전기화를 시작할것이다. 2022년에는 완전히 전기차를 도입할 것이다. 일단 3.0 6기통 엔진을 베이스로 PHEV 차량을 내년 말부터 유럽시장에서 판매 할 것이다. 2022년인 것인 것은 확실하다. 벤테이가 다음은 플라잉스퍼에 도입. D세그먼트 자제가 시장이 작다. 작은 연못에 있는 큰 물고기인데 큰 연못에 있는 작은 물고기이기를 바란다. D세그먼트 시장이 커졌으면 좋겠다.

Q. 벤틀리는 대부분 큰데, 콘셉트카는 소형 스포츠카였다. 프로덕트 전략이 있는지?

- 우리는 언제나 '저건 단지 컨셉카일 뿐'이라고 말한다. 어느 정도의 경쟁력이 있는지 차세대 디자인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 뿐이다. 제네바에서 봤던 차가 제품화되지는 않을 것이다.

Q. 브렉시트 영향은 어떤가. 영국에 공장이 있으니 판매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 영국과 EU의 협의는 불과 지난주에 시작했다.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벤틀리는 언제나 최악의 상황까지 준비하고 있다. 최악의 상황이라면 양자의 무역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것이다. 그 가능성은 모르겠다. 양당사자 모두의 패배라고 생각해 모두 조심스러워 하고 있다. EU 시민들이 영국에 들어와서 일 할 수 있음은 영국 정부가 어제와서야 확인 했을 정도로 급변하는 상황이다. 

FTA가 이뤄지는게 바람직 할 것 같다. 영국과 유럽간의 FTA가 성사되지 않을 경우에는 수입관세를 10% 물어야한다. 우리 제품은 25%가 유럽대륙에 수출되니 유럽 모두가 10% 인상효과를 갖는다. 물론 벤틀리에게 세금 10%는 그런대로 소화가능한 부분이지만 볼륨 브랜드에게는 최악일 것이다. 폭스바겐그룹의 차량이 영국에 수입될때도 수입관세가 10% 붙는다. 수출은 물론 영국내 소비자들에게도 좋지 않은 상황임은 분명하다.

영국 크루의 벤틀리 공장. 과거 롤스로이스 공장이었다. 

Q. 영국 공장이 가진 전통, 장인들, 이들이 남아있기 때문에 가질 수 있는 장점은?

-벤틀리를 정의하는 것은 럭셔리와 스포티함이다.

그러면 럭셔리란 무엇인가. 바로 장인정신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우리 크루 공장에서는 수많은 장인들이 근무한다. 나무 베니어만 해도 수많은 컬러와 패턴이 있는데, 우리는 110개 이상의 컬러를 기본으로 관리한다. 세상 어떤 브랜드도 우리처럼 이런 수준의 장인정신을 갖고 있지는 않다. 그리고 또 한가지는 럭셔리 브랜드란 한가지에 포커스를 둔다는 점이다. 진정한 럭셔리 브랜드라면 일반적으로 한곳에 포커스를 갖고 있다. 예를 들어 루이비통은 가방, 시계 브랜드는 시계, 벤틀리는 자동차 자체에 대해 포커스한다.

스포티함이라는 것은 레이싱을 하면서 강조하고 있다. 우리 차들은 뉘르부르크링24에 출전할만큼 강력한 엔진, 주행성능을 가졌다. 예컨데 얼마전에 런칭한 컨티넨탈 수퍼스포츠는 완전 슈퍼카 퍼포먼스를 갖고 있다. 현재는 플라잉스퍼 12기통 S를 운전하는데 시속 335km로 달린다. 아우토반에서는 페라리보다 빠르다. 

 

Q. 소비자들이 프리미엄과 럭셔리의 차이, GT와 슈퍼카의 구분이 어려운데, 당신의 입장은?

-프리미엄과 럭셔리의 구분에 정확한 정답은 없다. 그 들의 관계는 유연하다고 본다. 단지 가격의 차이가 아니다. 럭셔리에 대한 정의를 굳이 내린다고 하면, 프리미엄 시장의 강자는 독일브랜드(BMW,벤츠)고, 럭셔리 시장의 강자는 영국(벤틀리, 롤스로이스, 애스턴마틴)이라고 본다. 

-굳이 구분한다면 슈퍼카는 일단 성능, 가격, 한정적인 생산량으로 구분된다. 또 엄청난 퍼포먼스를 자랑해야 할 것이다. 벤틀리 컨티넨탈 슈퍼스포츠를 보면 단 700대만 생산됐다. 마력은 600이상, 가격은 50만 유로 이상(6억) 생산량은 천대 미만. 이런 차량이 슈퍼카라고 생각한다.

Q. 한국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별도의 전략이 있는지?

-(팀) 벤틀리는 한국시장에 2006년 출범했고 4년동안 80-100대 정도 대부분 플라잉스퍼를 판매했다. 하지만 GT V8을 출시한 이후 25대가 바로 판매됐다. 그 이후 쿠페/세단의 밸런스가 점차 맞춰졌고 고객이 확장됐다. 제품 전략에 따라 제품군이 확장되고, 그에 따라 고객도 확장됐다. 

- 프리미엄 럭셔리 브랜드는 세계적으로 통일적인 느낌을 주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한국시장만을 위한 전략은 없다. 제품을 조금 길게하거나 짧게하거나 하는 일이 없다. 미국이라고 해서 또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 전세계적으로 동일하다. 가격 전략도 동일하다. 국가에 따라 환율 차이만 있을 뿐이다. 또 커뮤니케이션 전략이나 딜러 네트워크도 독일, 일본, 미국 어느나라를 가도 완전히 똑같게 느껴지도록 한다.

- 전 세계 고객들은 물론 다를테지만 벤틀리를 사는 최상위 고객층이라면 성향이 비슷하다고 본다. 국제적 이동이 많은 층들이고, 오픈마인드를 갖고 있으며, 퀄리티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이기 때문이다. 

Q. 벤틀리 고객의 평균 나이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팀)컨티넨탈 V8이 출시되면서 연령층이 낮아졌다. 20대에서 80대까지 4~50대 중심이긴 하지만 다양한 연령층이 있다. 다른 시장보다는 한국 시장의 평균연령이 낮다. 전세계적으로도 연령이 내려가는 추세이다.

Q. 벤틀리의 판매량이 금융위기때 반토막이 났었는데, 어떤 대비책이 있는지?

- 그런 대규모 위기에 대한 예방책은 존재할 수 없다고 본다. 

Q. 벤테이가 출시 이후 크루 공장 건너편에 생산 시설을 확장 한다고 하는데, 연구 시설 확장도, 직원도 얼마나 늘었나

-엔지니어링 워크샵, 테스트벤치, 오피스빌딩  2채, 디자인스튜디오의 확장이 이제 막 결정됐다. 향후 2년동안 진행될 것이다.

Q. 한국 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앞으로의 플랜은? 정부와 문제는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분명한 것은 한국 시장의 정부 규정에 맞춰 인증이나 마케팅 등 모든 방법을 맞추겠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벤틀리 본사에서 두명의 직원을 보낸 것이고, 아우디 폭스바겐 코리아, 벤틀리 본사, 한국 정부 모두의 협력이 중요하고 긴밀한 공조를 이룰 것이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