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모터쇼] 중국 전용 현대차 ix35, 이름·디자인 '난해하네'
  • 상하이=김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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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4.20 01:53
[상하이모터쇼] 중국 전용 현대차 ix35, 이름·디자인 '난해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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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부스는 한산했다. 프레스 컨퍼런스 때만 잠시 기자들이 보였을 뿐 이내 썰물과 같이 인파가 빠져나가 넓은 부스 전체에 한두명 기자들이 오가는 싸늘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국내 사드배치에 따른 정치적 사안 뿐 아니라 중국 전략 모델인 ix35가 신통치 않은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현대자동차는 19일(현지시각) 상하이컨벤션센터(NECC)에서 열린 ‘2017 상하이국제모터쇼’에서 중국 전략형 SUV ‘신형 ix35’와 중국형 쏘나타(LFc)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올 뉴 쏘나타’를 최초로 공개했다. 

 

기존 ix35는 투싼을 가리키는 자동차 이름이었지만 이번에 공개한 신형 ix35(현지명 신이따이)는 투싼에 비해서 한 등급 낮춘 중국 전용 자동차로 거듭났다. 현대차에 따르면 신형 ix35는 '합리적인 가격과 경제성을 중요시하며 패밀리 SUV에 적합한 공간성을 원하는 고객을 위한 차'라는 설명이다. 

누적 판매가 75만대에 달하는 등 이전까지 인기 있던 차종의 이름을 낮은 등급 차에 붙이는건 소비자들의 혼동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현대차는 알려진 이름을 활용하는건 물론 ix25, ix35, 투싼, 싼타페 등 총 4개의 SUV 라인업을 갖춰 중국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비록 가격면에서 낮은 등급이라고는 하지만 크기는 투싼과 대등하다. 전장은 4435mm, 전폭 1850mm, 전고 1670mm, 축거 2640mm로 투싼에 비해 축거와 전장이 30mm-40mm 정도 작을 뿐 전고는 오히려 조금 더 높다. 

 

현대자동차는 ‘신형 ix35’에 1.4L 가솔린 터보(T-GDI) 엔진과 2.0L 가솔린 엔진, 7단 DCT 등의 변속기를 적용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중국 소비자의 SUV 수요를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이번 디자인 또한 입체적이고 정교한 캐스캐이딩 그릴, 하이테크한 느낌의 헤드램프 디자인을 적용해  신형 ix35의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이미지를 전달한다'고 밝히고 있다. 

# 난해한 자동차...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현대차의 설명과 달리 실제 이 차를 실제 보면 좀 난감한 기분이 든다. 우선 여러 부품의 품질이 아직 양산은 커녕 쇼카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게 눈에 띈다. 

도장상태는 균일하지 못하고, 곳곳에 접착제가 삐져나온 흔적도 발견된다. 중국 토종 브랜드가 만든 차들과 비교해도 그다지 큰 차이점을 느낄 수 없을 정도다. 현대차가 최근 중국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이 분명하게 드러나 보인다. 

저가형으로 만들어지는 차인만큼 헤드램프나 안개등의 디자인이야 기대하기 어렵다. 하지만 새 캐스캐이딩 그릴 또한 아직 자리 잡지 못한 상태라는 점은 불안하다. 이전까지 아반떼나 그랜저의 캐스캐이딩 그릴은 분명한 이미지가 있었지만 이번에 공개된 ix35의 그릴은 명확한 라인이 아니라 각도가 불분명하게 구불대고 위치도 아래로 쳐져 기존과 통일성을 찾기는 힘들다. 

아직 외관만 공개 했기 때문에 특이점을 찾기는 어렵지만 우측 사이드 미러 아래에는 별도의 카메라가 내장 돼 있어 우측으로 차선을 옮길 때 센터 디스플레이를 통해 사각지대 차량을 보는 기능이 더해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에 따르면 이 차는 양산차와 큰 차이가 없는 형태의 쇼카로 공개 됐으며, 실내는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현대차는 이 차를 올해 중 중국 시장에 판매 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최근의 정치적 사안으로 인해 실제 판매 시점이 어찌 될지는 미지수다. 

그리 크지 않은 투싼과 ix25의 사이를 굳이 메워야만 했는지도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당시 중국 SUV 시장 성장 전망과 현대차의 높아지는 인기 등으로 인해 낙천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상 한 걸로 보이는데, 지금 현대차의 위상으로 별다른 개성 없는 중간급 저가 차종을 내놓는건 오히려 고부가가치 차량들에 대한 카니발리제이션만 가져오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현대차그룹의 지난달 중국판매는 52% 가량 하락했으며, 현대차는 당장 이를 만회하기 위해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기 보다는 광고를 자제하는 등 잠시 쉬어가겠다는게 현지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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