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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BMW 7세대 5시리즈, “HIGH FIVE”
김상영 기자  |  sy.kim@motorgrap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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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06  21:5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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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게 비가 내렸다. BMW 드라이빙센터가 위치한 영종도는 더 거세게 내린다고 했다. 삼성동 파르나스 타워 39층에서 내리는 비를 보고 있으니, 지난해 신형 7시리즈를 타고 비 내리는 독일 알프스를 내달렸던게 생각났다. 가뜩이나 신형 5시리즈는 7시리즈와 무척 닮았기 때문에 그때의 기억이 더 선명하게 떠올랐나보다. 

▲ 사진은 BMW 540i. 국내 판매 모델과 일부 사양이 다를 수 있음.

신형 5시리즈나 신형 7시리즈나 모진 날씨에도 흔들림이 없었다. 겨울비가 내리던 고속도로에서도 두 차가 오버랩됐다. 그만큼 5시리즈의 수준이 많이 높아졌다. 디자인이나 첨단 장비에 대해서도 많은 영향을 받았고, 대형 세단이 갖춰야 할 정숙성이나 안정감 등도 훌륭했다. 오히려 일정 부분에서는 7시리즈를 넘어서 선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신형 5시리즈가 매력적으로 느껴졌던 부분은, 그동안 BMW의 신차에서 느끼기 힘들던 ‘진짜 BMW’의 감성이 다시 살아난 점이었다. 

비오는 서킷을 도는 내내, ‘530i M 스포츠 패키지’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덩치는 더 커졌는데, 움직임은 더 민첩했다. 동급에서 가장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시트포지션은 시종일관 긴장감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서킷을 도는 동안 큰 체구가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다. 마치 3시리즈를 모는 것처럼 재빨랐고, 일체감이 뛰어났다. 도무지 길이가 5m에 가까운 차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눈에 보이진 않지만 약 100kg에 달하는 경량화가 많은 것을 바꿔놓은 듯 했다. 5시리즈가 직렬 6기통에서 직렬 4기통 터보 엔진으로 바뀌었을때 느꼈었던 무게감과 답답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고속도로에서도, 서킷에서도 신형 5시리즈는 맹렬하게 달렸다.

 

직진을 잘하는 것은 당연했고, BMW 드라이빙센터의 연속된 짧은 코너에서도 허둥거리지 않았다. 걱정했던 젖은 노면의 트랙션은 문제가 되질 않았다. 날카롭게 연석을 스쳐갔다. 내 시선이 향하는 곳으로 신형 5시리즈는 정확하게 방향을 틀었다.

 

주행모드와 주행속도에 따라 파워트레인, 서스펜션의 성격은 크게 달라졌다. 스포츠 모드와 기어 노브를 좌측으로 옮겨 DS 모드를 활성화 했을때, 신형 5시리즈는 더 없이 날카로웠다. 회전계의 바늘은 아주 절도있게 움직였고, 바늘이 레드존을 찍고 내려올 땐, 예상치 못한 격렬한 반응이 뒤통수를 때렸다. 

난해한 헤어핀이 연속된 구간에서도 중심을 잃는 경우가 없었다. 서스펜션도 매우 유연했다. 도심에서 느껴지던 부드러운 느낌이 서킷에서는 전혀 재현되지 않았다. 서킷에선 굳건하게 차체를 떠받쳤다. 브레이크 시스템도 지치지 않았다. 오른발의 무게 변화에도 민감하게 대응했고, 급격하게 속도를 줄일 때도 신속했다.

 

528i가 530i로 바뀐 것도 그저 마케팅 전략으로 이름만 바꾼게 아닌가 걱정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기대 이상으로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 충분히 이름을 바꿀만 했다.

530i의 달리기 성능은 메르세데스-벤츠 E300과 확연히 달랐다. 재미와 역동성을 추구하는 BMW의 색이 뚜렷했다. 편안함이나 안락함 또한 E클래스에 비해 부족하지 않았다. BMW가 정말 독한 마음을 품은 것 같았다.

 

BMW코리아도 더 적극적으로 신형 5시리즈를 강조하고 있다. 그래서 더 많은 것을 아낌없이 넣었다. 전차종에 대해 M 스포츠 패키지가 기본으로 장착된 것도 놀라운 일이지만, 그것보다 ‘반자율주행 기술’까지 전 모델에 탑재됐다. 

BMW의 ‘반자율주행 기술’은 앞차와의 거리에 따라 속도를 스스로 조절하고, 완전히 멈춘 상태에서도 재출발이 가능하다. 또 스스로 차선을 감지하고 측면 충돌을 예상해 스티어링휠을 조작한다. 앞차와의 충돌은 물론 뒤에서 접근하는 차량의 충돌까지 예상하며, 스스로 속도를 줄이거나 안전벨트를 당겨 피해를 최소화하기도 한다.

 

사실 BMW코리아는 국내 판매 모델에 대해 이런 진보된 안전장비 탑재에 소극적인 편이었는데, 이번 신형 5시리즈를 통해 그동안 부족했던 부분까지 완벽하게 보완했다. 

다만, 신형 5시리즈는 남성적인 면모가 워낙 강조되다 보니, 우아함이나 아름다움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잘 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유욕을 불러일으키는 ‘끌림’이 잘 보이지 않았다. 남자라면 신형 5시리즈를 몰아보고 열광하겠지만, 여성들에겐 메르세데스-벤츠의 삼각별이 더 크게 보일 것 같다. 의외로 우리나라에서 이 세그먼트는 여성들의 입김도 적지 않다. 7천만원의 거금을 쓰기 위해선, 아내를 설득할 여러가지 근거를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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