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지금] 자동차의 나라, 가장 많이 팔린 차는?
  • 독일 프랑크푸르트=이완 특파원
  • 좋아요 0
  • 승인 2017.01.09 14:26
[독일은 지금] 자동차의 나라, 가장 많이 팔린 차는?
  • 독일 프랑크푸르트=이완 특파원 (w.lee@motorgraph.com)
  • 댓글 0
  • 승인 2017.01.09 14:2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해 독일에서는 총 335만1607대의 신차가 판매됐습니다. 전년에 비해 4.5% 늘어난 수치로, 유럽에서 가장 많은 신차 판매가 이뤄지는 나라입니다. 중고차의 경우 신차의 두 배가 넘는 740만2856대가 거래됐습니다.

 

오늘은 독일 연방자동차청(KBA) 자료를 바탕으로, 작년 한 해 동안 독일에서 이뤄진 신차 판매에 대한 갖가지 결과를 확인해 볼까 하는데요. 현대와 기아, 그리고 쌍용차 등, 한국 자동차 회사의 판매 성적은 어땠는지도 함께 보도록 하겠습니다.

 
 
 
 

역시 자국 브랜드가 상위 순위를 모두 점령했네요. 독일에서는 유럽 법인과 공장이 모두 독일에 있는 포드와 오펠 등을 자국 브랜드로 분류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이들을 포함하면 독일 내수 점유율은 63.2%까지 올라가게 됩니다. 이 둘을 빼면 절반 수준으로 낮아지죠.

프리미엄 3사 중에선 벤츠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고, 3위에 계속 머무는 BMW가 어떤 반전을 만들지도 지켜볼 일입니다.

▲ 재규어 상승세를 이끌었던 XE

재규어의 경우 독일에서 판매량 상승이 눈에 띄었는데요. D세그먼트인 XE와 SUV F-Pace 등이 판매량을 견인했고 알파 로메오는 줄리에타가, 렉서스는 LX 등이 각각 가장 많이 팔렸습니다.

쌍용은 성장세에서 4위(전년 대비 +37.2%)를 차지했는데 역시 티볼리가 쭉 끌어 올렸네요. 반면 현대는 디젤 게이트 여파의 폭스바겐, 그리고 시트로엥이 만든 고급 브랜드 DS 등과 함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반면 기아는 8.7% 상승했고, 피아트, 닛산, 토요타, 마쯔다 등에 이어 전체 순위 15위였습니다. 상위 10개 브랜드가 독일 신차 판매의 75%를 넘게 차지했네요.

# 준중형 다음이 SUV? 세그먼트별 판매량 및 비중

▲ B세그먼트 판매 3위에 이름을 올린 파비아 
 
 
 
 
 
 

 

▲ SUV 판매 부동의 1위인 폭스바겐 티구안
 
 
 

C세그먼트가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골프가 버티고 있으므로) SUV의 성장세가 무섭습니다. 90개가 넘는 모델들이 판매되고 있다는 점에서 조만간 가장 많은 판매량을 보이는 차급이 되지 않겠나 예상을 해보게 되는데요.

다만 작년 디젤 게이트 여파로 10% 이상 판매량이 떨어진 골프가 부분변경 모델을 통해 올해는 성장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하니, 당장은 SUV가 1위에 올라서긴 어렵지 않나 생각됩니다. SUV와 콤팩트 모델들 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한 2017년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디젤이 2015년의 48% 수준에서 조금 떨어졌습니다. 다만 신차의 경우 디젤 게이트 영향을 생각만큼 크게 받지는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대신 중고차 시장에선 10% 이상 디젤 거래가 감소했다고 하죠. 그리고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상승세가 무서운데요. 그에 비하면 순수 전기차는 잰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전기 자동차가 많이 출시되고 충전소 설치가 본격화되는 올해는 좀 더 늘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 독일에서도 은·회색 차량의 판매량이 가장 많았다
 
▲ 폭스바겐 골프

독일에서 골프의 판매량은 어떤 상황에서도 1위의 자리를 내주지 않습니다. 12.9%나 판매량이 떨어졌지만 2위와 차이는 멀게만 보이는데요. 참고로 세단형 제타의 경우 작년 독일에서 총 646대만 판매가 됐습니다. 다시 한번 골프의 나라, 해치백의 유럽이라는 게 확인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대체로 판매량이 그 전 해보다 오른 것은 신차 효과라 볼 수 있겠죠. 오펠과 벤츠를 빼면 모두 폭스바겐 그룹에 속한 제조사라는 것도 독일 내 입지를 말해줍니다. 마지막으로 한국 제조사가 만든 모델들 판매량을 순서대로 확인해 볼까요?

 

현대차의 경우 기타로 묶여 245대가 판매됐고 기아는 49대, 쌍용은 기타에 2대가 포함됐습니다. 기타는 테스트를 위해 번호판을 발급받았지만 공식적으로 판매가 안 되는 모델들, 혹은 특수 목적으로 수입되어 온 차들이 해당하며, 또 제네시스처럼 판매량이 극히 미미한 경우도 이 안에 포함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 현대차 투싼

지난 한 해 독일에서 가장 눈에 띈 결과라면 역시 디젤 비율이 조금이나마 감소했다는 것, 그리고 디젤 게이트 여파로 폭스바겐의 판매량이 영향을 받았다는 점 등이 아닌가 싶은데요. 그럼에도 폭스바겐의 1위 지위는 굳건해 보입니다. 또 BMW가 5시리즈를 내놓는데, 과연 E세그먼트에서 A6, E클래스와 어떤 경쟁을 할지도 흥미로운 부분이 아닐 수 없네요.

기아는 늘었고 현대는 줄었는데, 올해는 어찌 될지 이 부분도 관심거리입니다. 파격적 조건을 걸고 유럽 전진기지 독일에서 싸우고는 있지만 쉽게 반등의 계기를 만드는 건 쉽지 않아 보이네요. 쌍용이 티볼리를 어떻게 키울지도 지켜봐야겠습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