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코란도C의 생소한 얼굴 “쌍용차의 새로운 패밀리룩”
  • 김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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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1.06 15:09
신형 코란도C의 생소한 얼굴 “쌍용차의 새로운 패밀리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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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전조없이 등장한 것도 큰 이유겠지만, 5세대 신형 코란도C의 디자인은 너무 생소했다. 그리고 난해했다. 티볼리로 디자인 자신감을 얻은 쌍용차가 스스로에게 너무 도취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어쨌든 시선을 확 끄는 디자인이라는 것은 확실했다. 어쩌면 이것만으로도 큰 성공이다. 아무리 낯선 디자인도 자주 보면 눈에 익는 법이니.

 

디자인에 대해 쌍용차에게 묻는 것보다 먼저 해결할 문제가 있었다. 쌍용차는 4일 공개한 코란도C를 5세대로 정의하면서도 '신차 수준의 변경’이라는 아리송한 설명을 계속 덧붙였다. 

십여년 전만 해도 세대 교체, 즉 ‘풀체인지’는 상당히 큰 의미를 가졌다. 뼈대부터, 엔진, 디자인은 물론 사소한 부품 하나까지 전부 바뀐다는 뜻이었다. 그땐 6~7년이면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정도로 기술 개발에 대한 여지가 많았다. 물론 지금의 기술 수준은 차원이 다르지만, 표면적인 성과나 변화는 그때보다 대단하지 않게 보일 수 있다. 

 

모듈형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이 쏟아지고 있고, 이젠 충분히 좋은 것을 굳이 바꿔야 할 이유도 없다. 세대 교체를 하더라도 엔진이 안바뀔 수도 있고, 예전 플랫폼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도 흔한 일이 됐다. 

이럴수록 브랜드의 태도와 입장이 중요하다. 아주 단호하고, 뻔뻔하게 나서야 한다. 쌍용차처럼 미적지근하게 행동하면 혼란만 낳는다. 

 

“시기를 딱딱 맞추는 일이 사실상 쉽지 않았다. 회사의 상황이 안좋았던 시기가 있었고, 2013년 등장했던 4세대 페이스리프트 모델에서 신규 파워트레인을 장착했다. 그리고 이번엔 진취적인 디자인이 적용됐고, 전반적인 상품성이 개선됐다. 남성적인 디자인과 가족적인 여러 요소가 신형 코란도C의 매력포인트다.”

쌍용차 관계자는 세대 구분에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지만, 나름대로 자신감도 느껴졌다. 티볼리를 통해 얻은 성과가 확실히 쌍용차의 분위기를 이끌고 있었다. 티볼리에 사용됐던 ‘My 1st SUV’란 캐치프레이즈가 코란도C에선 ‘My 1st 패밀리 SUV’로 발전됐다. 그럼에도 티볼리의 디자인은 전혀 신형 코란도C에게 반영되지 않았다. 

 

“티볼리가 디자인으로 큰 호평을 받았고, 고객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코란도C는 ‘코란도’가 갖고 있는 확고한 아이덴티티가 반영됐다. 강인한 남성적 이미지를 강조했다. 특히 새로운 라디에이터 그릴은 앞으로 나올 쌍용차의 신차에 두루 적용될 예정이다. Y400에도 이 디자인이 담겼다.” 쌍용차는 새로운 디자인에 꽤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쌍용차는 ‘Nature-born 3Motion’이란 디자인 철학을 내세우고 있다. Nature-born 3Motion은 웅장함(Dignified Motion), 역동성(Dynamic Motion), 경쾌함(Rhythmical Motion) 등으로 나뉜다. 엄청 거창해 보이지만, 알고보면 크기에 따라 다른 표현을 썼을 뿐 그동안 쌍용차 전체를 꿰뚫는 실질적인 디자인 요소는 딱히 없었다. 쌍용차만의 상징성이 없었단 얘기다.

 

쌍용차의 새로운 얼굴을 위해 고안한게 이른바 ‘숄더윙(Shoulder-wing)’으로 불리는 신형 코란도C의 라디에이터 그릴이다. 숄더윙 그릴을 적용한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신형 코란도C를 통해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드러났다. 

 

수영 선수의 강인한 어깨, 발레리나의 부드러운 곡선 등에서 모티브를 얻었다는 숄더윙 그릴은 상당히 이색적이다. 최근 자동차의 그릴바는 대부분 직선 혹은 격자 무늬를 쓰는데, 신형 코란도C는 접영 선수의 팔동작처럼 절묘하게 휘었다. 그리고 더 눈에 잘 띄도록 크롬으로 강조했다. 오랜만에 개성 넘치는 디자인을 봐서 그런지 적응이 쉽진 않았다.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를 하나의 덩어리처럼 만들어 차체가 더 넓게 느껴지게 하는 것, LED 주간주행등과 LED 테일램프 등 최신 트렌드도 꽤 따르고 있었다. 확실히 쌍용차도 디자인에 있어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었다.

 

실내 디자인의 변화는 크지 않았다. 고루했던 스티어링휠이 신선하게 변했고, 6가지 컬러로 바꿀 수 있는 슈퍼비전 클러스터도 적용됐다. 디자인 변화보단 소재와 마감에 더 많은 신경을 썼고, 효율적이고 안락한 실내 공간을 위한 성격이 강조됐다. 특히 2열 공간에 대한 편의성이 향상됐다. 

 

2열의 바닥은 평평하게 설계됐다. 센터 터널이 없기 때문에 자유도가 높아졌다. 바닥이 평평하면 무엇보다 뒷좌석이 3명의 탑승객이 타도 큰 불편이 없다. 리클라이닝 시트도 편안함을 제공한다. 최대 17.5도로 등받이를 기울일 수 있다. 등받이 조절을 위한 별도의 레버는 없다. 시트를 완전히 접었을때, 트렁크 바닥면과 완벽하게 일치되는 것도 장점이다.

논현동 인터와이어드 스튜디오에서 신형 코란도C를 처음 맞닥뜨렸을 때와, 행사장을 나올 때의 느낌은 사뭇 달랐다. 천천히, 오랫동안 신형 코란도C의 구석구석을 살펴보니 이전 세대 모델의 친숙함도 조금 느껴졌다. 그리고 낯설었던 숄더윙 그릴이나 투박해 보이는 몇몇 부분도 ‘코란도’의 멋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쌍용차 신형 코란도C의 가격은 ▲KX 2243만원 ▲RX 2565~2713만원 ▲DX 2877만원 ▲Extreme 2649만원이다. 2.2리터 x-XDi220 디젤 엔진과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 사륜구동 시스템, 쌍용차의 최신 안전 장비 등에 대해서는 조만간 시승을 통해 살펴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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