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2017년 국내 자동차 시장, '솟아날 구멍을 찾아라'
  • 신승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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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12.29 16:00
미리보는 2017년 국내 자동차 시장, '솟아날 구멍을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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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자동차 업계는 한 마디로 다사다난(多事多難)했다. 그리고 2017년도 녹록지 않은 한 해가 될 전망이다. 내년 자동차 시장은 국내는 물론 글로벌 주요 시장의 경제성장세가 둔화되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성장세가 예상되고 있다. 모터그래프가 2017년 국내 자동차 시장을 헤아려봤다.

 

# '엎친데 덮친격' 호재가 없다

내년 자동차 시장은 올해에 이어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와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舊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KARI) 등에 따르면, 2017년 국내 자동차 시장 규모는 175만대 내외다. 기관 및 단체별로 2016년 대비 2.8%~3.5%대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우선 경기가 전반적으로 어둡다. 이달 29일 개최된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정부는 2017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0%에서 2.6%로 하향 조정했다. 정부가 2%대 경제성장률을 전망한 것은 1999년 IMF 외환위기 이후 무려 18년 만이다. 앞서 LG경제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 등에서도 내년도 국내 경제성장률을 2.2~2.3%대로 제시했다.

수출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내수 시장의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10월 101.8까지 올랐던 소비자심리지수(CCSI, 한국은행 집계 및 발표)는 이달 94.2까지 급감했다. 올 한해 경기를 이끌었던 건설투자 부문 성장세도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

▲ 2000~2025년 대한민국 생산가능인구(15~64세) 추계표 (단위: 천명, 자료: 통계청)

특히 내년은 생산가능인구(15~64세) 비중이 마이너스로 돌아가는 첫해다. LG경제연구원은 30~40대 주력 생산 인구가 감소함에 따라 생산 및 소비 활력을 약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과거 일본에서도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며 자동차와 주택, 외식 등 가계 소비가 급격히 감소했다.

조선·철강 등 주요 제조업 부문의 구조조정도 영향을 미친다.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는 내년 상반기 고용시장은 IMF 때와 맞먹을 것으로 우려된다. 노동연구원은 내년 상반기 실업률을 4.2%까지 예상했고, 현대경제연구원은 4.4%까지 전망했다. 2017년 연간 실업률 전망치(노동연구원 3.9%)는 2001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노후 경유차 교체 세제 지원 등 일부 정책 효과도 제한적이다. 이미 올해 개별소비세 인하와 코리아 세일 페스타 등을 진행한 바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앞선 소비 진작 정책들과 큰 차이가 없다는 평가다.

여기에 13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와 정치적으로 혼란한 시국도 부담이다. 자동차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소비 심리가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 다양한 신차로 활로 모색

결국 2017년 내수 시장은 업체 간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지고, 양극화 현상도 심화될 전망이다. 예고된 신차 라인업 또한 그와 같은 분위기를 대변하고 있다.

올해 르노삼성 SM6와 한국GM 말리부 등이 돋보였다면, 내년은 소형차 제품군이 즐비하다.

기아차는 모닝과 프라이드(리오) 신차를 내놓고, 르노삼성은 클리오를 출시한다. 바로 한 체급 위에 현대차 벨로스터와 한국GM 크루즈, 그리고 르노삼성 SM3 후속 등이 준비되고 있다. 이외 현대기아차도 B세그먼트급 SUV 시장에 신차(프로젝트명 OS 및 SE)를 전격 투입한다. 

이 같은 신차들은 가격 대비 상품성과 합리적인 구매가치 등을 적극 내세울 전망이다.

▲ BMW 신형 5시리즈

고급차 시장에서는 제네시스 G70과 BMW 신형 5시리즈 등이 기대작이다. 특히 신형 5시리즈는 올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와의 한판 승부가 기대된다. 7년 만에 왕좌에서 내려온 BMW와 국내 법인 설립 후 첫 1위에 오른 메르세데스-벤츠의 승부는 내년 수입차 시장 전체 판세에도 영향을 미치겠다.

이어 수입차 시장은 새로운 SUV 라인업도 돋보인다. 폭스바겐 티구안을 비롯해 미니 컨트리맨, 혼다 CR-V, 푸조 3008, 메르세데스-벤츠 GLC쿠페, 랜드로버 디스커버리5 등 소비자 선택권이 한층 늘어날 예정이다. 이외 아우디·폭스바겐의 판매 정상화 여부도 시장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상대적으로 호재가 많은 수입차 시장은 올해 대비 약 4%대 성장세가 기대된다. 세부적으로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는 23만8000대 수준(22개 브랜드 기준)을,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27만대(상용차 등 포함)를 내다봤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경기가 어려울수록 소비자들은 보수적인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며 "내년 일부 인기 차종의 쏠림현상이 나타날 것이며, 신차의 경우 초기 인지도 및 이미지 확립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 2017년 자동차산업 전망(자료: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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