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美서 제값받기 실패?…그랜저 가격 135만원 인하
  • 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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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12.21 22:30
현대차, 美서 제값받기 실패?…그랜저 가격 135만원 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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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그랜저의 미국 판매 가격을 낮췄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강조한 '제값받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현대차 미국 법인은 지난 19일(현지시각), 2014년형 그랜저(수출명 아제라)를 출시하며 기본형 모델의 판매 가격을 2013년형 모델 대비 1250달러(약 135만원) 내렸다고 밝혔다. 

▲ 현대차 그랜저

현대차는 그동안 그랜저를 단일 트림으로 3만2250달러(약 3420만원)에 판매했으나, 2014년 모델부터는 트림을 두 가지로 나누고 기본 모델의 판매 가격을 1250달러(약 135만원)낮췄다.

기본 모델에는 6인치 컬러 LCD 오디오 디스플레이, 후방 카메라, 사각지대 보완 사이드미러 등이 적용되고, 서스펜션과 스티어링의 성능이 향상됐다. 내비게이션과 뒷좌석 열선 시트는 제외돼 리미티드 모델에만 장착됐다.  

2014년형 그랜저 3.3 기본 모델의 가격은 3만1000달러(약 3290만원), 3.3 리미티드 모델은 3만4750달러(약 3690만원)에 판매된다(배송료 포함). 

현대차 측은 "2014년형 그랜저는 다양한 안전편의 사양이 추가됐음에도 가격은 오히려 낮아졌다"면서 "동급 경쟁 모델 대비 최고의 성능과 사양을 갖췄다"고 밝혔다.

▲ 현대차 그랜저의 미국 판매 가격과 사양

이에 대해 미국 한 자동차 매체는 "그랜저가 올해 미국 시장에서 34% 성장했지만, 그랜저는 에쿠스 다음으로 미국에서 가장 안 팔리는 현대차"라며 "현대차가 그랜저의 가격을 낮추고 더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국내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국내에서 '상품성을 향상시키면서 인상폭을 최소화 했다'는 말로 매번 가격을 올렸는데, 미국에서는 오히려 사양을 향상시키고도 가격을 100만원 이상 내렸다"면서 "미국에서 에쿠스와 그랜저의 판매량을 보면, 고급차 시장에서 현대차의 제값받기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대차 그랜저는 미국 시장에서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총 1만129대가 판매돼 전년(7584대) 대비 34% 성장으나 판매량 자체는 그리 많지 않다. 에쿠스도 3226대가 팔려 전년 대비 11% 하락했다.  

한편, 현대차의 올해 11월까지 미국 판매량은 아반떼가 22만6220대로 전년 대비 24% 성장하며 미국 베스트셀링카 13위에 올랐다. 쏘나타는 18만9169대로 10% 줄었으며, 싼타페는 8만595대로 26% 올랐다. 이밖에 엑센트 5만3358대(-8%), 투싼3만8192대(-15%), 제네시스 2만9050대(-8%), 벨로스터 2만7664대(-16%)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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