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규어 XE, 티몬서 '700만원 할인' 판매 …'문제없다' vs '시기상조'
  • 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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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8.09 10:30
재규어 XE, 티몬서 '700만원 할인' 판매 …'문제없다' vs '시기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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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XE가 온라인쇼핑사이트에서 판매돼 논란이다. 법적으로는 문제될것 없지만, 일부에서는 기존 업계의 관례를 깼을뿐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까지 훼손했다는 주장이다.

 

티몬은 8일, 재규어의 소형 스포츠 세단인 XE 포트폴리오(5510만원)와 R-스포츠(5400만원) 20대를 각각 700만원 할인한 4810만원, 4700만원에 내놨다.

최근의 업계 동향을 고려했을 때 그리 파격적인 할인은 아니었지만, 티몬은 '온·오프라인 최저가가 아닐 경우 보상하겠다'고 광고했고, 이에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준비된 XE 20대는 약 3시간 만에 완판됐다.

티몬은 구매한 가격보다 낮은 값의 차량을 찾을 경우 차액을 적립금으로 돌려줬으며, SK엔카와 제휴를 통해 기존 타던 차량을 팔면 매입가의 2%, 최대 60만원을 적립금으로 받을 수 있는 프로모션도 함께 진행했다.

 

티몬 측은 국내 전자상거래업계에서 수입차(신차)가 온라인 구매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었다면서 앞으로 온라인에서 더 다양하고 많은 자동차를 유통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티몬 관계자는 "현행법상 전자상거래업체가 온라인 시장에서 국산·수입차를 파는데 제약은 전혀 없다"면서 "국내와 달리 해외에서는 신차의 온라인 판매가 보편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 자동차 판매 확대'는 앞으로 대세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 이미 몇몇 딜러사에서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자동차 온라인 판매는 아직 시기상조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기존 딜러와의 갈등 및 가격 역전으로 인한 시장 혼란, 브랜드 이미지 훼손 등의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우선, 기존 오프라인 딜러와의 갈등을 피하기 힘들다는 주장이다. 온라인 판매가 늘어나면 자동차는 매장에서 보고, 구입은 저렴한 온라인에서 하는 상황이 벌어질게 뻔하기 때문이다. 매달 많은 비용을 들여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기존 딜러 입장에서는 손해가 불가피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자상거래업체들이 지금까지 선뜻 자동차 유통에 뛰어들지 못한 것은 기존 딜러들과의 갈등 우려 때문"이라면서 "만약, 온라인 자동차 판매가 늘어난다면 브랜드 자체적으로 공식 직영 온라인몰을 운영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 말했다.

 

신차가 중고차보다 싼 가격 역전 현상도 우려된다. 온라인 판매는 말 그대로 '최저가'가 가능하다. 오프라인 매장 운영에 들어가는 부담이 줄어 가격을 최대한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소수의 소비자들에게 좋을 수도 있지만, 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다. 

일부 브랜드의 경우 과도한 할인 탓에 신차 가격이 1년 지난 중고차보다 저렴한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며칠 사이로 차 가격이 수백만원이나 차이 나는 일도 빈번했다. 이는 근본적인 시장 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브랜드 이미지에 부정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특히, 프리미엄 브랜드를 표방하는 재규어가 '최저가'를 내세운 티몬에서 팔린다는 것은 지금까지 쌓아온 재규어의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시킨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재규어뿐 아니라 대부분의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비공식' 프로모션 정책을 펼치면서 할인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모습을 고수해 왔다.

게다가 온라인 판매는 소비자 관리 등에도 어려울 수 있다. 만약 사후 서비스가 부실하면 그만큼 브랜드 이미지가 나빠질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대리점 운영 및 딜러 관리 등에 드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온라인 자동차 판매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다만, 갑작스러운 변화보다는 기존 시스템과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를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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