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부드럽고 경쾌한 ‘쉐보레 크루즈 디젤’…가격이 고민
  • 신승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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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1.03 21:05
[시승기] 부드럽고 경쾌한 ‘쉐보레 크루즈 디젤’…가격이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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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이 이달 쉐보레 올 뉴 크루즈 디젤을 선보인다. 앞서 출시된 가솔린 모델의 경우 국내 시장에서 기대 이하의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과연 한국GM은 디젤 모델 투입을 통해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 수 있을까.

먼저, 프로젝션 헤드램프와 LED 주간주행등, 그리고 듀얼 포트 그릴 등의 전면부는 강렬하다. 브랜드 디자인 패밀리룩을 공유하는 말리부가 우아하다면 크루즈는 젊고 입체적이다. 

매끄럽게 뻗은 측면은 역동감이 느껴진다. 전장은 늘리고 전고를 낮춰 날렵한 인상을 갖췄다. 측면 혹은 사선에서 차량을 본다면, 흡사 한 체급 위 차량으로 착각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정도다. 실제 전장도 4665mm로, 경쟁 모델인 현대차 아반떼(4570mm)보다 95mm나 더 길다.

이어진 후면부는 깔끔하다. 리어 윈도우 상단에 위치한 LED 보조제동등이 방점을 찍었다. 

실내는 듀얼 콕핏 형태로 공간을 구분했다. 인체공학적인 구성과 직관적인 조작 버튼 배치로 사용자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또한, 2열 센터 터널을 낮게 설계해 공간성을 향상시켰다. 여기에 2열 열선 시트와 뒷좌석 송풍구 등 사양을 새롭게 적용했다.

트렁크 공간은 469L로, 넉넉한 편이다. 입체적인 형태의 트렁크 매트를 사용해 적재된 화물의 고정도 용이하다. 다만, 매트 아래 스페어 타이어를 위한 공간은 아쉽다. 타이어 리페어킷만 덩그러니 자리 잡고 있어 공간 낭비가 지적된다.

사실 크루즈 디젤의 내·외관은 가솔린 모델과 동일하다. 트렁크에 붙은 ‘TB(터보 디젤)’ 배지 외 차이가 없다. 신차의 핵심은 엔진이다.

크루즈 디젤은 유럽에서 생산된 1.6리터 CDTi 엔진이 장착된다. 1.6 CDTi 엔진은 GM 에코텍(ECOTEC) 엔진 라인업 중 최신 모델로, 700만km가 넘는 실주행 테스트를 통해 효율성과 내구성 등이 검증됐다. 앞서 국내에는 올란도, 트랙스 등에 탑재된 바 있다. 다만, 크루즈 디젤은 3세대 6단 자동변속기와 최적의 조합을 위해 출력 및 마력이 미세하게 조정됐다. 

신차는 앞서 타봤던 가솔린 모델보다 분명 매력적이다. 

1.6 CDTi 엔진은 디젤 특유의 넉넉한 토크를 바탕으로 경쾌한 가속력을 제공한다. 동일한 엔진의 올란도 디젤은 동력 성능에서 부족함은 크게 없었지만, 살짝의 아쉬움은 남았었다. 상대적으로 300kg 이상 더 가벼운 크루즈에 장착된 1.6 CDTi 엔진은 그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정제된 파워트레인은 동급 유일의 랙타입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R-EPS)과 고강성 경량 차체, 그리고 균형 잡힌 서스펜션 등과 결합해 역동적이고 민첩한 움직임을 구현한다. 주행 질감 및 기본기는 동급 디젤 모델 중 가장 인상적이다.

이뿐 아니라 여타 디젤차와 달리 부드럽고 정숙하다. 회사 측 설명에 따르면, 엔진룸 곳곳에 흡차음재를 보강했다. 특히, 전 트림 기본 탑재된 스탑 앤 스타트 기능을 사용하며 별다른 이질감을 느낄 수 없었다. 정차 후 재출발시 엔진 반응은 무척이나 상냥했다. ‘위스퍼 디젤’이란 별칭이 아깝지 않다.

문제는 가격이다. 크루즈의 기본적인 제품력은 나무랄 데 없지만, 가솔린 모델의 경우 첫 단추를 잘못 채웠다. 이후 가격 인하와 프로모션 확대 등을 전개했음에도 불구하고, ‘비싸다’는 첫 인상에 발목을 잡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회사의 철수설 등과 맞물려 신차 판매까지 악영향을 받고 있다.

더욱이 디젤 모델의 경우 유럽에서 엔진을 수입하는 만큼 적지 않은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 한국GM은 크루즈 디젤을 통해 반격의 신호탄을 쏘아 올릴 수 있을까. 쉐보레 올 뉴 크루즈 디젤의 가격은 오는 6일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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